'흉악범 23명' 마지막 사형집행...그 후 28년째 멈췄다 [뉴스속오늘]

'흉악범 23명' 마지막 사형집행...그 후 28년째 멈췄다 [뉴스속오늘]

김소영 기자
2025.12.30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으로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으로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997년 12월30일, 김영삼 정부가 흉악범 23명에 대한 사형을 단행했다. 죄목별로 보면 살인 15명, 강도살인 4명, 존속살해 및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각 1명,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도강간 등) 2명이다. 이날 이후 대한민국은 30년 가까이 사형집행을 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사형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것도 2016년이 마지막이다. 사형제는 1996년과 2010년 위헌 심판대에 올랐으나 모두 합헌 판단이 내려졌다. 2019년 제기된 세 번째 헌법소원은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48년간 총 920명 사형집행…남은 사형수는 57명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이듬해 7월14일 첫 사형집행부터 마지막 집행일인 1997년 12월30일까지 총 920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62명은 살인·강도살인·존속살해 등 강력사범이었고, 254명은 국가보안법·반공법·긴급조치 위반 등 혐의를 받은 정치·사상범이었으며 43명은 간첩죄로 사형에 처해졌다.

지난해 사형수 2명이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국내 생존 사형수는 57명이 됐다. 이 중 4명은 군형법으로 사형이 선고돼 국군 교도소에 수용 중이다. 가장 오래 복역한 사형수는 1992년 종교시설에 불을 질러 15명을 숨지게 한 원언식으로 32년째 수감 중이다. 가장 최근(2016년) 사형을 확정받은 이는 2014년 군 복무 중 총기를 난사해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도빈 병장이다.

2010년대 들어선 법원이 사형 선고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사형 판결 자체가 드물어졌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김길태, 오원춘, 이영학 등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무기수로 복역 중 교도소에서 살인을 저질러 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이모씨도 파기환송심 끝에 무기징역을 확정받는 등 하급심에서의 사형 선고가 상급심에서 파기되는 추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으로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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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최근까지도 사형을 구형하고 있지만 법원이 이처럼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한국이 사실상 사형폐지국인 데다 사형 선고에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는 기존 판례에 충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국제앰네스티에 의해 2007년부터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됐는데 법원으로선 이같이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상태를 깨기란 부담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대법원은 사형을 '인간 생명을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고 정의한다. 범행에 대한 책임 정도와 형벌 목적에 비춰 누구라도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비로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특별한 사정' 판단 조건은 범인 나이, 직업·경력, 성행, 지능, 교육 정도, 성장 과정, 가족관계, 전과 유무, 피해자와 관계, 범행 동기, 사전계획 유무, 준비 정도, 수단·방법, 잔인·포악한 정도, 결과 중대성, 피해자 수, 피해 감정, 범행 후 심정·태도, 반성·가책 유무, 피해 복구 정도, 재범 우려 등 20개에 이른다.

사형제 합헌? 위헌?…'최장기 미제' 헌법소원 내년 결론 날까

지난해 기준 사형제를 완전히 폐지한 국가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13개국이며 법적·실질적으로 폐지한 나라까지 합하면 145개국에 달한다. 반면 미국, 중국, 일본, 이란 등 15개국은 사형제를 유지하면서 종종 집행도 하고 있다.

한국은 법률상으론 여전히 사형제 존치 국가지만 정부는 2020년 '사형집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내용의 유엔 사형집행 모라토리엄(유예) 결의에 처음으로 찬성한 이후 2022년과 지난해에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여러 시민단체는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사형제를 통해 모든 기본권의 전제인 생명권을 박탈한다"며 사형제 폐지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흉악범을 단죄하고 세금 낭비를 막자는 취지에서 사형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으로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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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위헌 여부도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1996년과 2010년 두 차례 사형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2010년 당시 헌재는 "국민의 생명권 보호와 정의 실현 등 사회를 보호한다는 공익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사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었다.

다만 1996년에는 7(합헌)대 2(위헌), 2010년엔 5(합헌)대 4(위헌)로 헌재 내 사형제 위헌 판단은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2월 제기된 세 번째 사형제 헌법소원은 지금까지도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이번 헌재 판단에선 합헌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세 번째 사형제 헌법소원은 재판관 공석 문제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 심판 사건이 몰리면서 6년 넘게 사건 심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김상환 소장이 이끄는 재판관 9인 완전체 체제가 가동된 만큼 내년부터 심리가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사형제 위헌 결정이 내려지면 종전 합헌 결정이 있었던 2010년 2월25일 이후에 확정된 사형 판결만 무효가 된다. 따라서 영암 연쇄살인 사건 범인 이향열과 해병대 총격 사건 김민찬 상병, 대구 중년 부부 살인 사건 장재진, GOP 총기 난사 사건 임도빈 병장 등 4명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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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기자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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