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이념을 넘어 국익으로, 정책의 탈정치화]①
부동산·원전·4대강·주52시간등 국가아젠다 정권마다 뒤집혀
이재명 정부 실용주의, 탈이념·탈진영 '정책의 탈정치화' 주목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7.16. bluesoda@newsis.com /사진=김진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7/2026071609232360001_1.jpg)
1987년 민주화 이후 9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여야 간 수평적 정권 교체가 이뤄진 건 모두 5번이다. 평화적 정권 이양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절차적·제도적 성숙을 상징하는 정치적 성과물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국가 아젠다(정책의제)가 정권의 입맛에 맞게 손바닥처럼 뒤집히는 '정책 잔혹사'는 정권교체기마다 반복됐다. 대통령 5년 단임제의 구조적 한계와 맞물려 기업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 온 아킬레스 건이다.
전임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가 정권 교체 후 '적폐'로 규정돼 전면 폐기된 사례는 차고 넘친다. 노무현 정부 당시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된 종합부동산세는 정권의 국정 기조에 따라 강화와 완화를 거듭했고 지금도 같은 운명이다. 이재명 정부가 한국 경제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전력과 용수 정책도 마찬가지다.
과거 박정희 정부의 원전 도입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진흥 정책과 이를 뒤집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을 거쳐 윤석열 정부는 원전 생태계 복원 및 확대 기조로 다시 전환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신규 원전은 짓지 않겠다"는 '감원전' 정책을 공약했으나 사실상 원전을 지원하는 실용주의 정책으로 돌아섰다.
녹색성장을 내건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국정 아젠다였던 '4대강 정비 사업'도 비슷한 운명을 겪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대표적인 '적폐'로 규정하고 보 상시 개방과 금강 및 영산강 일부 보 해체를 핵심으로 하는 '4대강 자연화' 정책을 추진했다. 이재명 정부 역시 '4대강 재자연화'라는 이름으로 보 해체 및 개방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용수 공급을 위해 국가 수자원 관리 정책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 당시 이념과 진영에 따라 찬반이 갈린 '주 52시간 근무제' 역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단골 주제다. 첨단산업 분야 주 52시간 적용 예외는 노동계의 뿌리깊은 반대와 진보 진영의 거부감 탓에 반도체 특별법엔 결국 반영되지 못 했다. 이재명 정부는 그러나 첨단산업 육성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제정하는 메가특구 특별법에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 등에 한해 주 52시간 근무시간을 예외로 적용하는 방안을 긍정 검토하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아젠다는 정책적 타당성을 꼼꼼히 검증하고 초당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가치는 국익과 국리민복이다. 그런데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정책의 정치화에 대한 자성과 성찰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가적 아젠다가 진영 논리와 정치 프레임에 갇혀 표류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 활동의 기본인 '정책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도 긴요한 과제다.
실용주의 정권인 이재명 정부가 물꼬를 터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에너지(원전) 정책 등의 사례처럼 성찰에 기반한 '탈이념·탈진영'과 '더 큰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극단적인 양당 구조 속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요한 정책이 냉온탕을 오가고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 했다"며 "이에 대한 설명과 사과가 상대 진영의 공격 지점이 될 수는 있겠으나, 정책 전환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만 국민적 설득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