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5일 오전 10시를 넘기자 학원가 앞쪽 도로로 승용차 여러 대가 드나들기 시작했다. 왕복 8차선 도로를 주행 중이던 승용차가 갑자기 정지하더니 차 문이 열렸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은 급히 내려 차도를 뛰더니 맞은편 학원가로 건너갔다. 그 밖에도 장시간 주정차는 없었지만 갓길 정차가 반복되는 모습이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입구 사거리 일대는 보행자와 이동수단, 차량 동선이 뒤섞인 장면이 되풀이된다. 인도를 걷는 학생들 옆으로 공유자전거나 개인형이동장치(PM)를 타고 지나가는 학생들이 오갔다.
대치동 학원에 다니고 있는 중학생 남모군은 "일주일에 6번 정도 학원에 오는데 대치동으로 오는 길은 늘 교통이 혼잡하다"며 "등·하원 시간대에는 학부모 차량이 학생을 내려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남군은 "학원에 20분 정도 늦었지만 원래도 교통이 복잡한 것을 선생님도 알아서 지각으로 혼나는 경우는 없다"며 "경찰 단속이나 승용차 이용 자제 안내를 받아본 적도 없다"고 했다.
일주일에 1번 부모 차를 타고 학원에 온다는 임모씨(18)는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과 거리가 멀어 대중교통으로는 40분 넘게 걸린다"며 "아침 시간대에는 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원 건물에서 8~9년째 근무 중인 편의점 직원 강모씨는 "요즘은 그래도 예전처럼 오랫동안 차를 세워두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스마트 주차단속 때문에 대부분 내려주고 바로 떠난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주정차 관리의 구조적 한계가 언급된다. 인근 지구대 소속의 한 경감급 경찰관은 "주정차 위반은 도로교통법 사항이라 경찰이 단속하려면 운전자가 현장에 있어 면허 확인 등을 해야 한다"며 "학생을 내려주고 곧바로 떠난 경우에는 경찰이 직접 과태료를 부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은 주차된 차량에 바로 위반 딱지를 부착할 수 있지만 경찰은 그런 권한이 없어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이에 강남구청은 대치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경찰과 협력해 교통안전 대책을 꾸려나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치동 학원가 전담반을 운영하며 경찰과 함께 계도 중심 단속을 이어갔다. 또 지난달 수서경찰서, 교육지원청 등과 협력해 '등·하원 시 승용차 이용 자제' 안내문을 배포하는 등 학부모 인식 개선과 통학 안전 확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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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은 대중교통 이용 확산과 주차공간 확충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