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는 시절, 그 자체"...충무로 찾은 시민들, 눈물로 영면길 배웅

"안성기는 시절, 그 자체"...충무로 찾은 시민들, 눈물로 영면길 배웅

박상혁 기자, 김서현 기자
2026.01.06 14:45
6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서울영화센터에 마련된 배우 안성기의 추모 공간 모습. 이곳에서 한 시민이 기도를 하며 추모를 하는 중이다./사진=김서현 기자.
6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서울영화센터에 마련된 배우 안성기의 추모 공간 모습. 이곳에서 한 시민이 기도를 하며 추모를 하는 중이다./사진=김서현 기자.

동료 배우 등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배우 안성기를 추모했다. 어린 시절 그의 영화를 보며 자랐다는 팬부터 먼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온 이들까지, 추모 공간 앞에는 대기 줄이 형성됐다.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보였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서울영화센터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배우 안성기의 영정 사진과 헌화 공간이 마련됐다. 이른 아침부터 하얀 국화꽃 수십 송이가 쌓였고, 방명록에는 고인을 기리는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적혔다. 추모 공간은 8일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도 일반인 조문이 가능하지만 한국영화인협회는 많은 사람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서울영화센터에도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영정 사진 주변에는 한국영화인협회와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등 영화계 단체 이름이 적힌 근조 화환이 놓였다. '한국 영화의 한 시대를 살다 안성기' 등 문구가 적힌 구조물도 함께 배치됐다.

차주하씨(56)는 "고인은 우리 시절 그 자체인 인물로, 사람 자체가 참 좋고 볼 때마다 웃음이 지어지던 배우였다"라며 "최고의 작품을 하나 꼽기 어려울 만큼 모든 작품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출근길 라디오에서 '비와 당신'(영화 라디오스타 OST)이 흘러나와 눈물이 나왔는데, 이렇게 추모 공간이 마련돼 정말 감사하다"라고 했다.

곽정숙씨(70)는 "빈소가 마련된 서울성모병원으로 가고 싶었지만 매우 혼잡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원에서 이곳을 찾았다"라며 "안성기 배우의 영화를 보며 많은 위안을 받았고,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가장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그는 "명동성당에서 고인을 위한 미사를 드린 뒤 귀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6일 오전 한 시민이 배우 안성기의 추모 공간에 놓인 방명록에 글을 쓰는 중이다./사진=김서현 기자.
6일 오전 한 시민이 배우 안성기의 추모 공간에 놓인 방명록에 글을 쓰는 중이다./사진=김서현 기자.
배우이자 선배, 그리고 어른…안성기를 기억하다

영화계 종사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김정우씨(41)는 "20년째 영화 일을 하고 있고, 과거 신영균재단의 지원을 받을 당시 안성기 배우가 이사장이었다"며 "어릴 때 영화업에 종사하기로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준 분이었고, 생전에 두세 차례 직접 뵌 적도 있어 별세 소식을 듣고 더욱 슬펐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안성기 배우께 '영화를 찍고 싶다'라고 말씀드리면 '영화는 창작하는 일인 만큼 외롭기도 하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덕담을 해주셨다"라며 "영화를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무척 좋은 출발점이 돼 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종복씨(66)는 "안성기 배우가 초등학교 선배이신데, 어릴 때 통화하면 학교 후배라며 '충실하게 삶을 살아가라'라는 따뜻한 조언도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라며 "그랬던 선배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황망하고 안타깝다. 이젠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6일 서울 중구 서울영화센터에 마련된 배우 안성기의 추모 공간 입구 모습./사진=김서현 기자.
6일 서울 중구 서울영화센터에 마련된 배우 안성기의 추모 공간 입구 모습./사진=김서현 기자.

안성기는 1957년 5세의 나이로 영화 '황혼열차'를 통해 영화계에 데뷔했고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고래사냥(1984) △개그맨(1988) 등 17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2019년부터 혈액암 투병했던 그는 2020년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6개월 만에 재발해 다시 치료에 전념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30일 자택에서 식사 도중 음식물이 목에 걸려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았으나 6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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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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