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에서 연일 낭보가 전해지면서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 롯데그룹의 지원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최가온(17·세화여고)의 수술비를 전액 대신 내주는 등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가온은 13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88.00점의 클로이 김(미국)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인 선수가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최가온이 처음이다.
한국 스노보드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효자 종목'으로 발돋움했다. 앞서 남자 평행대회전 김상겸(하이원)과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유승은(성복고)도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했다.
빙상에 비해 주목도가 덜했던 한국 설상 종목의 변화는 롯데가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2014년 11월 협회장을 맡은 신동빈 회장은 "한국 스키·스노보드의 르네상스를 이끌겠다"고 밝혔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도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뿐만 아니라 4~6위 선수에게도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을 확대했다. 또 설상종목 강국인 미국, 캐나다, 핀란드 스키협회 등과 MOU를 체결해 기술 및 정보 교류를 활성화했다.
아울러 설상 종목 저변 확대를 위해 2014∼2018년 175억원 이상을 지원했으며,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에도 약 500억원 규모로 후원했다.
학창시절 스키선수로 활동했던 신 회장이 가장 공들인 건 유망주 발굴이었다. 그는 2022년 롯데스키앤스노보드팀을 창단해 유망주에게 계약금과 훈련비, 장비 등을 지원하며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 여자 스노보드 최초 동메달리스트인 유승은도 롯데 소속이다.
특히 신 회장은 금메달리스트 최가온과 인연이 깊다. 그는 2024년 초 FIS(국제스키연맹)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월드컵에 출전한 최가온이 허리를 다쳐 현지에서 수술을 받게 되자 직접 700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며 재기를 도왔다.
한국 스노보드는 남자 하프파이프 이채운(19·경희대),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정대윤(서울시스키협회) 등 종목 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예선을 9위로 통과한 이채운은 앞서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의 기운을 이어받아, 자신의 전매특허인 고난도 '더블 콕 스핀'을 무기로 한국 스노보드 사상 첫 남녀 동반 메달이라는 신화에 도전한다. 결선은 14일(한국시간) 오전 3시30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