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 보전 8500억원 중 가상자산 1349억원…"범죄 활용 늘었다"

범죄수익 보전 8500억원 중 가상자산 1349억원…"범죄 활용 늘었다"

박진호, 박상곤 기자
2026.02.25 17:23
연도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현황/그래픽=이지혜
연도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현황/그래픽=이지혜

지난해 경찰이 환수한 범죄수익금 8500억원 가운데 가상자산 규모가 1349억원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가상자산 관련 불법행위에 따른 피해 금액과 피해자 규모가 과거에 비해 늘어나는 등 범죄에 가상자산이 활용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해 전체 범죄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한 가상자산 금액(법원 인용결정 기준)은 13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보전금액 대비 비중은 15.8%다.

연도별 가상자산 보전금액은 △2023년 83억원(1.6%) △2024년 165억원(1.3%) 등으로 꾸준하다. 2022년 가상자산 보전금액은 1538억원으로 특정 사건 영향이 컸다. 지난해에도 특정 사건 보전액이 1000여억원에 달해 급증한 측면이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투자사기 등 가상자산 관련 불법행위 피해 금액도 최근 5년 사이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피해액은 443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해 피해 금액이 1조원을 웃돌았다. 특히 2021년엔 3조1282억원을 기록했다. 피해자수도 지난해 기준 4058명으로 집계됐다. 해킹 등 사이버 관련 범죄는 별도 통계로 관리하는 만큼 전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인력 충원·솔루션 기술 고도화해야"
가상자산 불법행위 피해 현황/그래픽=이지혜
가상자산 불법행위 피해 현황/그래픽=이지혜

가상자산 관련 피해가 늘고 보전이 늘어난 건 피싱 등 범죄 상황에서 가상자산 활용도가 높아진 점이 꼽힌다. 경찰청 '사이버범죄 트렌드' 보고서는 "가상자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사이버테러 범죄자들이 가상자산을 범죄에 자주 이용하고 수익금도 취득·세탁·배분한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관련 범죄 유형이 다양화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가상자산 투자를 미끼로 한 '리딩방 사기'가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주식이 주요 미끼였다면 최근에는 가상자산이나 관련 상품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이는 사례가 빈번하다.

실제로 지난해말 피해자 200여명을 상대로 허위 가상자산 사이트를 운영해 약 50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송치됐다. 텔레그램 등에서는 마약 거래 대금으로 가상자산을 취급한다는 내용의 홍보 게시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유형의 가상자산 범죄가 등장하고 관련 피해규모가 커지는 만큼 경찰 대응력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올해 '범죄수익 추적수사팀'을 대상으로 범죄수익 추적과 프로그램 활용 등 수사역량을 강화하는 '가상자산 추적 전문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에는 신규 증원된 마약수사관 41명 전원을 '가상자산 전담 인력'으로 배치한다고 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과거 범죄에는 법정 화폐나 금 등이 사용됐지만, 지금은 가상자산이 90% 이상을 차지한다"며 "전문성있는 인력을 더 충원하고 추적 솔루션 기술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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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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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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