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직 경영진 불법 정치자금 기부…대법원 "주주들에 배상"

KT 전직 경영진 불법 정치자금 기부…대법원 "주주들에 배상"

송민경 기자
2026.03.02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시스

KT 전·현직 최고경영진의 불법 정치자금 기부와 관련, 이들이 소액주주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KT 소액주주들이 KT 전 이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전 대표이사와 이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KT는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대관 업무 등을 담당하는 부서 임직원들이 상품권 현금화를 통해 비자금 11억여원을 조성했다. 또 2014년 1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관련 임원들이 조성된 비자금 중 4억여원을 정치자금으로 국회의원들의 후원회 계좌에 송금했다. 또 2016년 9월 관련 임원들은 다른 임원들에게 부탁해 현금을 받아 보관하다가 정치자금으로 송금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KT 소액주주들은 KT의 전현직 최고경영진들이 법령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감시의무를 위반해 KT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구하는 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해 법령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과 감시의무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모두 부정하거나, 일부를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법원의 판결이 잘못됐다며 이를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먼저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의 판단기준에 대해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면서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 및 업무담당이사들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해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감시의무를 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은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시스템이 구축됐다 하더라도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의 위법하거나 부적절한 업무집행 등을 알지 못했다면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KT에 대해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을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이 구축됐거나 이를 통해 감시·감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대표이사와 이사로 재임하는 동안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과 관련해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인정해 그렇게 판단하지 않은 원심이 잘못됐다며 이를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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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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