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3법 통과·대법관 공백 현실화...어수선한 사법부

사법개혁 3법 통과·대법관 공백 현실화...어수선한 사법부

오석진 기자
2026.03.02 14:07
서울법원종청사 /사진=뉴스1
서울법원종청사 /사진=뉴스1

사법개혁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원 내부가 어수선하다. 법 통과에 앞서 법원장회의를 열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법원행정처장마저 법 통과에 반발해 사퇴했지만 이렇다할 대응방법이 없어 무력감마저 나온다. 오는 3일 퇴임하는 노태악 대법관 후임도 정해지지 않으면서 어수선함을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국회는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루 앞서서는 재판소원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통과했고 또 앞서서는 법 왜곡죄를 포함한 형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법 왜곡죄는 판사와 검사 등이 법을 고의적으로 왜곡해 적용하면 처벌하는 법이다. 재판소원제도는 법원 재판을 헌법소원심판청구 대상에 포함시키는 제도다. 대법관 증원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법원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달 23일 출근길에서 "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문제"라며 "국회를 마지막 순간까지 설득하고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엔 전국법원장회의를 임시로 열고 숙의없는 제도개편에 심각한 유감을 표했으나 국회는 법 왜곡죄 일부만 수정했을 뿐이다. 재판소원 도입 법안의 국회 통과가 임박하면서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은 사퇴하기도 했다. 박 전 처장은 "최근 여러 상황과 법원 안팎의 논의 등을 종합해볼 때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사법부를 위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아 처장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은 사법부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대법원장 사퇴 요구는 물론 법원행정처 폐지 목소리도 나온다.

대법원은 오는 12~13일 전국법원장회의 간담회를 진행한다. 매년 열리는 인사 차원의 정기 간담회지만 이번엔 사법개혁 3법 후속 조치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사법부가 꺼낼 카드가 별로 없다는 의견이 다수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사법개혁안 통과를 보니 무력감을 느낀다"며 "법조계가 충분한 목소리를 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나 싶다"고 말했다.

오는 3일 퇴임하는 노 대법관 후임 인선도 미정이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통상 청와대와 대법원은 대법관 후보 제청 전 사전 조율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21일 회의를 열고 대법관 후보로 김민기·박순영·손봉기·윤성식 등 현직 법관 4명을 추천했으나 한달 넘게 지나도록 제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법관 1명이 부족하다고 바로 전원합의체 등 대법원 운영에 차질이 생기진 않지만 법원 내 어수선함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대법원과 청와대의 의견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옛 사람들이 왜 은거하며 지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동하며 조희대 대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동하며 조희대 대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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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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