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주가 감지됐습니다. 운전자님은 차에서 내려 별도로 측정해야 합니다."
4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초등학교 앞. 등굣길 스쿨존에서 진행된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40대 남성 운전자 A씨가 적발됐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5%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A씨는 "전날 회식 자리에서 소주 2병 정도를 마셨다"고 말했다.
곧이어 적발된 40대 남성 B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84%가 측정됐다. 면허 취소 수준이다. B씨는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아침에 운전대를 잡았다"고 했다.
박오수 수서경찰서 교통과장은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면 일정 시간이 지나야 알코올이 해소되기 때문에 잠을 잤더라도 출근길 운전 시 음주가 감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주 운전은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중대 범죄"라며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단속을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간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도 단속이 진행됐다. 이곳에선 음주 운전자가 적발되진 않았지만, 동승자가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타던 부부가 적발돼 범칙금 2만원을 부과받았다.
노원경찰서 관계자는 "가까운 거리일수록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고가 났을 경우 손잡이가 없는 동승자는 더 위험하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서울교통 Re-디자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 전역 초등학교 스쿨존에서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을 벌였다. 이날 단속에는 교통경찰 264명과 교통기동대 21명이 투입됐다.
이날 등교시간대 단속·계도 건수는 총 9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음주운전은 총 4건 적발됐다. 1명은 면허 취소, 3명은 면허 정치 처분을 받았다. 이밖에 △교통법규 위반 단속은 총 22건(신호위반 7건·기타 15건) △계도 조치는 71건(신호위반 12건·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23건·기타 36건) 등이다.
경찰은 △교차로 끼어들기·꼬리물기 △두바퀴차(이륜차·PM·자전거) 인도 주행 △신호 없는 횡단보도 일시 정지 △전용도로 지정차로 위반 등 각종 교통법규 위반도 함께 점검했다. 반려견을 안고 운전하다 적발된 운전자 C씨가 범칙금 4만원을 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단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이모씨(39)는 "처음엔 아이들이 경찰관을 보고 무서워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단속이 자주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앞서 서울경찰청은 지난해에도 '스쿨존 등굣길 음주운전 단속'을 매주 1회 이상 실시했다. 그 결과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2024년 80건에서 지난해 62건으로 줄었다. 사망 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