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제3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오 시장 측은 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 변호인은 이날 "2021년 1월20일 처음 만난 명씨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부탁한 사실도, 동기도 없다"며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명씨 여론조사를 지시한 사실, 사업가 김모씨에게 필요한 비용 지원을 요청한 사실 전부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명씨와 2021년 1월20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명씨가 여론조사 관련 도움을 주겠다고 제의하자 선거 캠프 총괄 실무자인 강 전 부시장에게 인계해 맡겼을 뿐 여론조사 진행을 상의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의 지시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강 전 부시장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강 전 시장의 변호인은 "강 전 시장은 (오 시장의) 캠프 비서실장으로 명씨의 신뢰성, 여론조사업자로서의 업무 능력 등을 검토·검증하란 취지의 지시를 받아 명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있다"면서도 "오 시장으로부터 명씨와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란 취지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의 요청으로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납한 혐의로 기소된 김씨 측은 "오 시장으로부터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해 달라거나 돈을 빌려달라는 등 어떠한 요구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김씨가 지급한 여론조사 비용은 550만원씩 (명씨 소유 여론조사 기관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강혜경씨 명의의 계좌로 입금한 1100만원이 전부"라며 "나머지 돈은 명씨가 개인적 경제 사정을 호소하며 돈을 빌려달란 요청에 개인적으로 지급한 돈"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해달란 취지로 부탁하고,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에게 명씨와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 등에 따르면 명씨는 오 시장의 부탁을 받고 같은 해 1월22일부터 2월28일까지 총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한 공표 또는 비공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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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전 부시장은 명씨와 연락하며 설문지를 주고받는 등 여론조사 진행 과정을 상의했으며, 김씨는 오 시장의 요청을 받고 같은 해 2월1일부터 3월26일까지 5회에 걸쳐 강혜경씨 계좌로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9시45분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면서 "이 사건이 2024년 9월부터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해서 제가 수차례에 걸쳐서 수사기관과 검찰청에 빠른 수사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며 "그러나 결국 그렇게 되지 못하고 특검을 통해서 이렇게 정확히 선거 기간과 재판 기간이 일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이 작년 7월에 시작이 됐는데 11월에 저를 소환하더니 12월에 기소했고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과 4월에 재판 기일이 정확하게 겹치게 됐다"며 "아마 이것이 뜻하는 바를 많은 국민 여러분들이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