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동부지검 검·경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을 사실무근으로 결론 내리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세관 직원들이 해당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던 백해룡 경정을 고소했다. 백 경정이 피의자 개인정보 등을 언론에 공개한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관세청 인천공항 본부세관 직원 3명은 지난 5일 백 경정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백 경정이 피의사실 공표·개인정보보호법 위반·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을 저질렀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합수단이 약 8개월간 수사한 끝에 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을 사실무근으로 판단한 지 약 1주일만이다.
백 경정은 지난해 11월 마약 운반책들이 '인천공항 세관 공무원들이 마약밀수에 협조했다'는 기존 진술을 뒤집자 "밀수범들의 자기변호 활동"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주장을 담은 반박문을 공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세관 직원의 가족 사진·아파트 이름 등이 유출됐다.
이와 관련, 관세청 공무원 노동조합도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정보가 언론과 SNS(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세관 직원 7명이 범죄자로 낙인찍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지난 3년 동안 개인정보 유출과 막대한 변호사 비용을 감당해야 했고, 가정과 일상도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향후 백 경정이 형사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소인들이 민사 절차를 밟는다면 금전적 배상을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전망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백 경정은) 마약 운반책들의 진술이 번복돼 의혹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에 돌파구가 없다 보니 반박문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 이는 명예훼손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민사 소송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통상 상대방의 불법 행위를 주장하는 쪽은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 소송도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간이 흘러 형사 판단을 받은 다음 그 판결을 근거로 민사 소송에 나설 수도 있다.
한편 합수단은 지난달 27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사 종사자가 확증편향에 빠져 마약 밀수범들의 허위 진술에 의존해 수사를 진행했고,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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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백 경정은 지난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마약 게이트 연루자들은 이미 영혼까지 매수됐다"며 "그들이 이제라도 개과천선해서 국가와 국민께 충성할 수 있을까? 그것은 어림없는 바람일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