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국내 모 항공사 전직 부기장이 구속됐다.
20일 뉴시스에 따르면 부산지법 엄지아 영장담당판사는 살인 혐의를 받는 A씨(50대)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도망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7일 오전 4시48분께 항공사 현직 기장인 B씨(50대) 자택이 있는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를 찾아가 그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6일 오전 4시40분께 경기 고양시에서 또 다른 기장 C씨를 찾아가 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강한 저항으로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두 범행 이후 A씨는 경남 창원시에서 다음 살해 대상으로 지목한 D씨에게도 범행을 저지르려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당시 D 씨는 경남경찰청에 의해 신변 보호를 받고 있었다.
범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A씨는 울산에서 은신하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경찰에 "3년간 4명에 대한 살인을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실제 범행에 앞서 수개월간 대상자들의 뒤를 밟아 그들의 생활 습관과 동선 등을 사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A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 "본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사람 인생을 함부로 파괴하는 그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서 내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에서 부산으로 압송될 때도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이 인생을 파멸했기 때문에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A씨가 직장 내 갈등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A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도 이뤄졌으나 사이코패스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범죄분석관들이 피의자 면담 등 관련 수사 자료를 분석한 뒤 점수로 수치화해 사이코패스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경찰은 사이코패스와는 별개로 정신병력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다음 주 중으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A 씨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