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48)이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압송됐다.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지만, 실제로 국내에서 형을 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오전 박왕열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예정이다.
박왕열은 2024년 6월 공범에게 지시해 필리핀에서 필로폰 1.5㎏을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외국인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필로폰 3.1㎏이 담긴 캐리어를 전달받아 김해공항으로 들여온 혐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2019년 11월부터 2020년까지 국내 공범들에게 지시해 서울·부산·대구 일대 소화전과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긴 뒤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가 국내에 밀수·유통한 마약류는 필로폰 약 4.9㎏, 엑스터시 4500여 정, 케타민 약 2㎏, LSD 19정, 대마 3.99g으로 시가 30억원 상당이다. 박왕열은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일부 불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송환은 한국 정부의 '임시 인도' 요청에 따른 것이어서, 국내 수사와 재판이 끝나면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는 2017년부터 필리핀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 왔지만, 필리핀 측은 자국 내 재판과 형 집행을 이유로 이를 사실상 거절해왔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열린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게 박왕열의 임시 인도를 공식 요청했다.
박왕열은 앞서 2016년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으로 징역 60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에 따라 현지 형기를 마친 이후에야 국내 형 집행이 가능한 구조다.
다만 2007년 환전소 여직원 살인사건 피의자들이 태국과 필리핀에서 임시 인도된 뒤, 협상을 통해 한국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전례도 있어 향후 최종 신병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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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에 따르면 법무부는 박왕열의 최종 인도 가능성에 대해 "수사와 재판 진행을 살펴보면서 필리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