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폭탄테러' 글 올리고 "경찰 시험하려고"…거액 손해배상 판결 나왔다

'공항 폭탄테러' 글 올리고 "경찰 시험하려고"…거액 손해배상 판결 나왔다

전형주 기자
2026.03.27 19:10
 제주국제공항 등 전국 5개 공항에 폭탄테러를 하겠다는 글을 올린 30대가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사진은 2023년 8월9일 오전 경찰이 대구공항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제주국제공항 등 전국 5개 공항에 폭탄테러를 하겠다는 글을 올린 30대가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사진은 2023년 8월9일 오전 경찰이 대구공항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제주국제공항 등 전국 5개 공항에 폭탄테러를 하겠다는 글을 올린 30대가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27일 뉴스1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민사20단독(신동웅 부장판사)은 최근 정부가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A씨는 2023년 8월6일 밤 9시7분부터 이튿날 0시42분까지 3시간 35분간 6차례에 걸쳐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주·김해·대구·인천·김포국제공항 등 5개 공항에 폭탄테러를 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첫 게시글에서 "내일 2시에 제주공항 폭탄테러 하러 간다. 이미 제주공항에 폭탄을 설치했고, 공항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흉기로 찌르겠다"고 주장했다.

이 글로 인해 제주공항에만 경찰력 170여명이 투입됐고 부산에선 현장 수색을 위해 장갑차까지 동원되는 등 공권력이 낭비됐다. 법무부는 총 3230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스1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스1

A씨 측은 재판부에 "원고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이행했을 뿐"이라며 "그로 인한 비용의 지출을 원고의 손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전 이상동기 범죄사건 등으로 인해 국민적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피고는 자신의 글로 인해 상당한 국가인력이 동원될 것을 충분히 예상했거나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가 산정한 손해액 중 실제 지출된 금액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다른 사유로 일부 경찰 인력에 대한 수당 등이 지출됐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피고의 책임을 9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고에게 제기된 손해배상금 3230만원 중 약 2928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현재까지 지연이자는 386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번 민사소송과 별개로 협박, 위계공무집행방해,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살았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경찰이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 좀 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경찰이 추적을 시작할 것 같아 여러 협박 글을 작성했다"고 반성했지만,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의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해 형량을 2년 6개월로 늘렸고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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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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