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재밌어" 독수리 타법으로 한땀한땀…AI 배우는 중장년

"어렵지만 재밌어" 독수리 타법으로 한땀한땀…AI 배우는 중장년

민수정 기자
2026.03.29 13:24
지난 25일 오후 경기 안성시 한경국립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열린 '생성형 AI 활용 기초 마스터' 수업에서 한 수강생이 구글 제미나이로 만든 자기소개글을 읽고 있다./사진=민수정 기자.
지난 25일 오후 경기 안성시 한경국립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열린 '생성형 AI 활용 기초 마스터' 수업에서 한 수강생이 구글 제미나이로 만든 자기소개글을 읽고 있다./사진=민수정 기자.

지난 25일 오전 경기 안성시 한경국립대 평생교육원 안성 중장년 행복캠퍼스.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수업이 열리는 강의실에 50∼60대 14명이 모여 앉았다. 각자 구글 제미나이를 사용해 자기소개 글을 작성하는 법을 배웠다. 강의자가 입력어를 기입하는 모습을 시연하자 수강생들은 이를 따라 독수리 타법으로 한자씩 문구를 따라 치기 시작했다. 손을 들고 강사에 도움을 구하는 수강생도 눈에 띄었다.

수강생들은 AI가 만들어준 소개 글에 대체로 만족해 했다. 평소 잘 쓰지 않는 표현으로 문장을 만들어주거나 입력어를 뭉뚱그려 기재했는데도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에 놀라워 하기도 했다. 같은 명령어를 넣었는데 각 생성형 AI마다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에도 신기해했다.

강의자인 박철우 시니어크리에이터협회장은 "소비자를 넘어서 누구나 (콘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다"며 "명령어에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포인트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글쓰기 취미를 위해 AI 활용 능력을 기르고 싶은 사람, 은퇴 후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기 위해 AI 활용 능력이 필요한 사람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이들이 이날 강의에 참여했다. 자주 AI 활용 역량에 한계를 느낀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박경민씨(63)는 "30년 직장 생활을 그만둔 후 실버 인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업을 할 때 시각물을 활용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입력어를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기재할 수 있을지 수업을 통해 배우고 싶다"고 했다.

60대 여성 A씨도 "조만간 귀농을 할 예정인데 그 때 우리 농장을 홍보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며 "지금 쓰는 편집 앱은 한계가 있어서 AI로 더 다양한 영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AI 관심 높은 중장년…활용은 "글쎄"
/그래픽=최헌정 디자인 기자.
/그래픽=최헌정 디자인 기자.

AI에 대한 중·장년층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4년 인터넷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40대∼60대 중장년층의 AI 서비스 경험률은 2021년부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50∼70대 시니어 10명 중 7명이 이미 AI를 경험했고 이들이 주로 질문을 하거나 음성 비서를 호출하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다만 장년층 이상의 AI 활용률은 국민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 한다. 과기부 '2025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55세 이상 고령층은 AI 경험률이 일반 국민에 비해 약 30%p(포인트) 부족했다. 또 '새로운 AI 앱이나 제품을 배우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답한 일반 국민은 55.1%이었지만 응답자 층을 55세 이상 고령자로 줄이면 26.9%만이 '어렵지 않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장년 이상 세대에게 AI 교육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과정이 섬세하기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형남 한국AI교육협회 회장은 "과거엔 디지털 격차가 문제였다면 이젠 AI 활용 능력 격차가 개인의 소득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년층이 가진 오랜 경험과 전문성이 AI와 결합할 경우 젊은 세대보다 큰 생산성을 낼 수 있다"며 "단순 디지털 교육을 넘어 '실전형 AI 활용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