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을 선포한다"…환경미화원들 괴롭힌 공무원 '징역 1년 8개월'

"계엄령을 선포한다"…환경미화원들 괴롭힌 공무원 '징역 1년 8개월'

윤혜주 기자
2026.04.15 15:27
강원 양양군청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는 7급 공무원 A씨가 지난해 12월 5일 오후 춘천지법 속초지원에서 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원 양양군청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는 7급 공무원 A씨가 지난해 12월 5일 오후 춘천지법 속초지원에서 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휘·감독 관계에 있던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장기간 가혹행위를 일삼은 혐의를 받는 강원 양양군 공무원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15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속초지원은 이날 강요, 상습폭행, 협박, 모욕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원 양양구청 소속 운전직 공무원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백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한 결과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 범행의 횟수와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들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과 피해 회복을 위해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피해자들이 공탁금 수령을 거절한 점 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반영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당시 A씨 측은 "초범이고 10여년간 공무원으로 성실히 근무해 왔으며 가족과 지인들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사회적 유대도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양양의 한 면사무소에서 쓰레기 수거 차량을 운행하며 지휘·감독 관계에 있던 20대 환경미화원 3명(공무직 1명, 기간제 2명)을 상대로 수십 차례 폭행과 협박, 강요 등을 반복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찬송가를 틀어놓은 채 환경미화원들을 이불에 들어가게 한 뒤 밟는 이른바 '멍석말이' 방식으로 괴롭힘을 이어가며 이를 '계엄령 놀이'라고 불렀고, 피해자들에게 자신을 '교주'라고 부르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또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오르려면 빨간 속옷을 입고 빨간 담배를 피워야 한다면서 피해자들에게 속옷을 허리 위까지 끌어올려 빨간 속옷 착용 여부를 공개하도록 하는 행위도 강요했다. 주식 투자 실패 후에는 "제물을 바쳐야 한다"면서 이들에게 특정 종목 매수를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피해자 중 일부는 실제 100주 가까이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같이 죽자"며 쓰레기 수거 차량을 운전하던 중 핸들을 놓는 등 극단적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비비탄총을 발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23일 인지수사로 A씨를 입건한 뒤 같은 달 27일 양양군청과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같은 해 12월10일 구속 송치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양양군은 A씨를 직위해제 조처했다.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강릉지청도 약 한 달간 직권조사를 벌여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확인했다. 강릉지청은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지체 없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 포함 다수 직원에게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양양군청에 과태료 총 800만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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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윤혜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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