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사적 보복대행을 저지른 행동대원이 구속됐음에도 해당 조직이 추가로 보복대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에 가담한 남성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업체와의 직접적인 '지시 관계'는 부인하고 있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전날 협박·주거침입 등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15일 서울 모처에서 A씨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특정한 의뢰인과 해당 보복대행 업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해당 조직의 추가 범행 정황이 포착됐다. A씨가 검거된 당일에도 또 다른 조직원들이 사적 보복대행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통화 녹취록에는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B씨와 피해자 C씨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녹취록에 따르면 B씨는 지난 15일 새벽 C씨에게 전화를 걸어 유흥주점 종사자라고 몰아가며 욕설을 퍼부었고, "잘못을 저지른 게 맞는지 말하라", "마지막 기회"라며 협박성 발언을 이어갔다. C씨가 "전화를 잘못 건 것 같다"고 하자 B씨는 직접 찾아가겠다며 피해자를 압박했다.
C씨와 지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는 허위 사실이 담긴 댓글도 잇따라 게시됐다. 댓글들은 띄어쓰기까지 동일한 형태였다. 댓글에는 "냄새가 난다", "여성에게 집적댄다" 등 모욕성 표현이 포함됐다.

B씨는 범행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보복대행 업체의 지시를 받고 움직인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C씨에게 전화한 것은 맞다"면서도 "해당 업체가 그렇게 전문적인 곳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범행 이유에 대해서는 "한 텔레그램 채널에 C씨 관련 부정적인 내용과 함께 연락처·이름이 올라와 있었고, 이를 사실로 믿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범행 대가로 금전을 제안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B씨는 "C씨를 비난하는 댓글을 남기자 누군가 접근해 '전화하면 1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부탁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통화는 했지만 돈은 거절했다"며 "C씨 집에 분변 등 오물을 투척하면 80만원을 주겠다는 추가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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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C씨는 관련 증거를 확보해 경찰에 신고할 계획이다. 그는 "피해 이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불안했다"며 "현재 보복대행을 의뢰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어느정도 특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상대 측이 먼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다면 원만히 해결할 의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과 별개로 사적 보복대행 조직 전반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최근 서울 양천경찰서로부터 해당 조직의 개인정보 탈취 관련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사적 보복대행 논란이 확산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의 X(엑스)에 관련 보고서를 게시하며 "사적 보복대행은 부탁받는 사람도, 부탁하는 사람도 모두 중대범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