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 해병 사건 관련 수사선상에 올랐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도피시켰다는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직접 "안보협력이라는 베이스를 갖고 (외교)하는 데는 군 출신들이 대사로 나가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진행된 범인도피 혐의 등 재판 중 진행된 신문에서 이같이 말했다. 범인 도피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호주가 한국 정부 입장에서 방산·안보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취지로도 증언했다.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야당의 고발 특검 추진, 국정조사 등 온간 논란 있었음에도 특임공관장으로 임명한 이유가 있나"라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일련의 과정에서 이 전 장관이 직권남용했거나 잘못한게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검팀이 또 "본인이 보고를 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받으면 누가 (사단장직을) 할 수 있겠냐'라고 질책했나"라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처벌이 부당하다는 취지가 아니다"며 "7월말, 8~9월엔 태풍·홍수가 줄줄이 있어서 군이 대민지원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군이 정밀조사해서 파악해야지, 기계적으로 하는거에 대해 제가 문제 삼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회의가 시작되고 제가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에게 '사단장·여단장은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차근차근 물어봤는데 아무 답변을 하지 못했다"며 "제대로 파악해서 보고해야지 이렇게 하면 어떡하냐고 얘기한 기억이 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등은 채 해병 수사 외압 사건 핵심 피의자로 공수처 수사 대상이었던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도피하게 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조태용 전 원장, 장호진 전 차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에 대한 공수처 수사가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까지 확대되지 않도록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보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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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피고인들은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인사 검증 과정에 부당한 영향을 행사에 이를 고의로 부실하게 진행되도록 하고, 이 전 장관이 출국금지 해제 요건에 부합하지 않음에도 이를 해제한 혐의를 받는다.
호주대사 범인도피 사건은 이 전 장관이 채 해병 순직 사건의 피의자로 공수처 수사 대상에 올랐음에도 2024년 3월4일 호주대사에 임명되면서 대통령 등이 이 전 장관을 해외로 도피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 상태였지만 외교부는 외교관 여권을 발급했고 같은 해 3월8일 출국금지가 해제됐다. 이 전 장관은 3월10일 호주로 출국했으나 국내 여론이 악화하자 11일 만에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명분으로 귀국했고 3월29일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