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전에 재워야 키 큰다?"…전문의가 밝힌 진짜 성장호르몬의 기준

"10시 전에 재워야 키 큰다?"…전문의가 밝힌 진짜 성장호르몬의 기준

이재윤 기자
2026.07.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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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키를 키우려면 밤 10시 전에 재워야 한다는 이른바 '성장 골든타임'이 근거 없는 통념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이의 키를 키우려면 밤 10시 전에 재워야 한다는 이른바 '성장 골든타임'이 근거 없는 통념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이의 키를 키우려면 밤 10시 전에 재워야 한다는 이른바 '성장 골든타임'이 근거 없는 통념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윤종서 키탑성장클리닉 대표원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성장판'에서 '밤 10시 성장 골든타임'에 대해 "깊은 잠과 성장호르몬의 관계를 밝힌 연구 어디에도 몇 시에 자야 성장호르몬이 잘 나온다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성장호르몬이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이 시간 전에 잠들어야 키가 큰다고 알려져 왔다.

윤 원장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시각'이 아닌 '수면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성장호르몬은 시계가 아니라 잠이라는 스위치를 보고 나온다"며 "밤 10시가 지나도 깨어 있는 동안에는 큰 변화가 없다가 잠든 뒤 성장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는 1968년 국제학술지 '임상연구저널'에 실린 연구를 들었다. 연구진은 건강한 젊은 성인 8명을 대상으로 38일 밤 동안 30분 간격으로 혈액을 채취하며 성장호르몬 농도와 수면 단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참가자 8명 가운데 7명에게서 깊은 잠이 시작될 때 성장호르몬 농도가 크게 상승했다. 잠드는 시간이 늦어진 경우 성장호르몬 분비가 최고조에 이르는 시각도 함께 뒤로 밀렸다. 특정 시각이 되자 성장호르몬이 나온 것이 아니라 잠이 시작된 뒤 깊은 수면에 들어가면서 분비량이 증가한 것이다.

다만 이 연구의 대상은 성장기 어린이가 아닌 젊은 성인이었다.

2022년 건강한 사춘기 아동 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깊은 수면을 인위적으로 방해해도 성장호르몬 분비량이나 분비 횟수가 뚜렷하게 감소하지 않았다. 깊은 잠과 성장호르몬이 연관돼 있지만, 단순히 깊이 자는 것만으로 성장호르몬이 늘고 키가 더 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아이가 늦게 자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건 특정 시각을 지키는 것보다 연령에 필요한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미국수면의학회는 최적의 건강을 위해 6~12세 어린이는 하루 9~12시간, 13~18세 청소년은 8~10시간 규칙적으로 잘 것을 권고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주의력과 행동, 학습 능력과 정서 조절 등에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가령 오전 7시에 일어나야 하는 초등학생이 9시간 이상 자려면 늦어도 밤 10시 전후에는 잠들어야 한다. 이때 밤 10시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는 '절대적인 골든타임'이 아니라 기상 시각에서 필요한 수면 시간을 거꾸로 계산해 나온 취침 시각이다. 방학처럼 오전 9시에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자정에 잠들어도 9시간의 수면을 확보할 수 있다.

취침 시간이 계속 바뀌거나 개학 후에도 늦게 잠드는 습관이 이어지면 수면 부족으로 연결될 수 있어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윤 원장은 "제가 부정한 것은 잠의 중요성이 아니라 밤 10시에 씌워진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너는 늦게 자서 키가 안 크는 것'이라고 아이를 탓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찍 자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그 이유를 특정 시간대의 성장호르몬 분비에서 찾기보다는 충분한 수면과 다음 날의 집중력, 기분, 건강을 위해서라고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서 키탑성장클리닉 대표원장이 지난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성장판'에서 '밤 10시 성장 골든타임'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성장판 화면 갈무리.
윤종서 키탑성장클리닉 대표원장이 지난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성장판'에서 '밤 10시 성장 골든타임'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성장판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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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재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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