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년에 딱 한 달 뭉치는 '여름' 히어로들...'30도 밤바다' 지킨다

[르포]1년에 딱 한 달 뭉치는 '여름' 히어로들...'30도 밤바다' 지킨다

민수정 기자, 인천=조유진 기자
2026.08.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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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왕리해수욕장 여름파출소 동행취재
잇따르는 실종·절도·주취 신고

 지난 6일 오후 인천 영종구 왕산해수욕장 인근 펜션에서 '아빠가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의 모습./사진=조유진 기자.
지난 6일 오후 인천 영종구 왕산해수욕장 인근 펜션에서 '아빠가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의 모습./사진=조유진 기자.

"'여름', 실종자 찾아보세요."

지난 6일 저녁 7시30분 인천 영종구 을왕리해수욕장. 바닷가를 순찰하던 경찰차 안에 다급한 무전이 울렸다. 실종자는 지적장애가 있는 50대 남성이었다. 해변을 천천히 돌던 순찰차는 곧바로 속도를 높였다.

인천경찰청 영종경찰서 여름파출소 순찰1팀 소속 지호진 경장은 무전을 주고받으며 연신 창밖을 살폈다. 실종자 친척이 운영하는 인근 치킨집에도 들렀지만 흔적은 찾지 못했다. 지 경장은 "실종된 남성이 과거 이 치킨집에서 발견된 적이 있어 확인하러 왔다"며 "실종된 지 반나절 가까이 지났고 휴대전화도 가지고 있지 않아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가 저물 시간인데도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는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경찰들이 순찰을 나선 지 10여분 만에 땀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폭염 중대경보가 내려진 이후부터는 차량 순찰을 늘렸지만, 차량 진입이 어려운 모래사장과 좁은 골목 등 직접 걸으며 살펴야 하는 곳도 적잖다. 성범죄 우려가 있는 공중화장실과 샤워실 등도 매일 불법 촬영 카메라 여부를 점검한다.

여름철 해수욕장의 대표적인 골칫거리인 폭죽 단속도 여름파출소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다. 현행법상 해수욕장에서 허가받지 않은 폭죽 사용은 금지돼있다. 위반 시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날도 해변 곳곳에서는 "폭죽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반복해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모래사장 곳곳에서 '펑, 펑' 하는 폭죽 소리가 이어졌다. 상당수 피서객은 폭죽을 모래에 꽂아 불을 붙이고 야경을 즐겼다. 경찰이 다가가 사용 자제를 요청하자 내려놓았지만, 돌아서자 다시 폭죽을 터뜨리는 중년 부부도 있었다. 한 20대 커플은 경찰 제지에 "애초에 팔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박형준 순경은 "여름철에는 폭죽이나 버스킹 등 소음 신고가 많다"며 "폭죽은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보니 경찰이 경고만 하고 떠나면 다시 사용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말했다.

폭죽은 소음뿐 아니라 쓰레기 문제도 남겼다. 밤 10시가 되자 대부분의 피서객이 떠난 자리에는 사용한 폭죽과 맥주캔, 음료수 캔 등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맨발로 해변을 걷는 피서객이 밟는다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절도, 폭행, 실종까지…해수욕장 지키는 '여름파출소'
지난6일 오후 인천 영종구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여름경찰관서 경찰관이 불법 폭죽 사용자를 계도하고 있다./사진=조유진 기자.
지난6일 오후 인천 영종구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여름경찰관서 경찰관이 불법 폭죽 사용자를 계도하고 있다./사진=조유진 기자.

여름철 해수욕장은 미아·실종부터 절도와 폭행, 주취 신고까지 각종 사건·사고가 집중되는 곳이다. 지난 6일 하루에만 을왕리해수욕장 일대에서 1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달 26일에는 피서객의 검은색 캠핑 의자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인근 CCTV(폐쇄회로TV)를 분석해 용의자 인상착의를 특정한 뒤 60대 남성을 붙잡았다. 같은 달 17일에는 해수욕장 인근 펜션에서 중년 남성들이 금전 문제로 20대 남성을 감금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에서 이들을 체포하기도 했다.

술에 취한 피서객과 관련한 신고나 오인 신고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 6일 저녁 8시40분쯤에는 한 조개구이 식당에서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출동해 신분증을 확인한 결과 일행은 모두 성인이었다. 지난 3일에는 20대 남성의 실종 신고가 들어왔는데, 인근 풀숲에서 잠든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양주 한 병을 마신 상태였다. 발견 장소가 도로와 맞닿아 있어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을왕리해수욕장 여름파출소는 피서객이 몰리는 매년 여름 약 한 달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올해는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21일까지 근무한다. 인천청 기동대와 인천영종서 등 일선서에서 차출된 경찰들이 모여있다. 또 소방과 해양경찰, 구청 등 유관기관 관계자도 상주하면서 해수욕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인천 영종구 을왕리해수욕장에는 시민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와 폭죽 잔해가 해변가에 널브러져 있다./사진=조유진 기자.
지난 6일 오후 인천 영종구 을왕리해수욕장에는 시민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와 폭죽 잔해가 해변가에 널브러져 있다./사진=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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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조유진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조유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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