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작업 계속"…거리 나온 노동자들 '대책 마련' 촉구

"폭염에도 작업 계속"…거리 나온 노동자들 '대책 마련' 촉구

김서현 기자, 박진호 기자
2026.08.1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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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38도에도…건설노동자 50% '별도 중단지시 없이 일해'
폭염기 작업중지·임금손실 보전 법제화 요구…노정교섭 제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본수대 앞에서 '폭염 현장순회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지옥'을 물리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사진=김서현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본수대 앞에서 '폭염 현장순회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지옥'을 물리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사진=김서현 기자.

운수·건설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폭염으로 일을 멈출 경우 임금 손실을 보전하는 등 실효성 있는 폭염 안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본수대 앞에서 '폭염 현장순회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어 "운수노동자에게 폭염은 생존의 문제"라며 정부에 종합안전대책 마련과 노정교섭을 요구했다.

도로와 항만, 활주로 등에서 일하는 운수노동자들은 현장 안전을 위해 △적정 보수 보장 △장시간 노동 근절 △안전인력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아스팔트가 바닥이고 태양이 천장인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다"며 "일하는 장소가 특정되지 않고 비행기와 배를 멈출 수 없기 때문에 더위를 식힐 보냉장비와 물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운수노동자의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온열질환으로 인정된 산업재해는 2020년 13건에서 2025년 77건으로 지난 5년간 6배 증가했다. 지난해 작업장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790명으로 이중 5명이 산재사망으로 승인을 받았다.

최재환 공항항만운송본부 수석부지부장은 "여름 휴가철 가장 바쁜 공항의 활주로는 거대한 가마솥과 같다"며 "아스팔트 지면 온도가 60도를 넘고 항공기 보조엔진의 열기는 50~70도에 달하는 환경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틀간 폭염 현장을 순회하는 '폭염 지옥 뚫는 투쟁버스'를 운영한다. 청와대 사랑채를 시작으로 배민B마트와 쿠팡 물류센터, 인천공항 화물청사 등을 찾을 예정이다.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폭염기 작업중지·임금보전 법제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사진=박진호 기자.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폭염기 작업중지·임금보전 법제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사진=박진호 기자.

같은 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작업현장의 폭염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건설노동자들의 집회가 이어졌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지난 5~7일 건설노동자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폭염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노동자들이 폭염에도 실질적으로 작업을 중단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일 때 긴급조치 작업을 제외한 옥외작업을 전면 중지하도록 한 정부 지침에도 응답자의 50%는 '별도의 중단 지시 없이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 중단을 요구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17.8%에 그쳤다.

폭염기 작업 중지와 임금 손실 보전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승호 건설노조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폭염대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건설노동자들이 실질적으로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인지 의문"이라며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2시간마다 20분씩 휴식 취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건설노동자는 오히려 일당을 절반밖에 받지 못하는 등 생계가 위협받는 위기에 놓인다"고 했다.

30여년간 건설노동자로 일한 임대성씨는 "건설노동자는 이런 최악의 폭염속에서도 야외에서 햇빛 그대로 노출된 가운데 아침 7시부터 저녁 5시까지 작업한다"며 "정부가 작업을 중지하라고 하지만 권고사항일 뿐이고 바쁘다는 이유 등으로 무시된 채 죽음에 내몰리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어 "법에 의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일방적으로 작업을 오후에 중지시키곤 임금은 절반만 주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건설노동자들의 가정 경제가 파탄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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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기자

사회부 기자입니다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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