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가 오는 10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새 형사사법체계 시행을 앞두고 검사와 수사기관간 사건 '핑퐁'을 막기 위해 협력 절차를 손질했다. 경찰이 보완수사 결과를 공식 통보하기 전에 검사와 협의하고 검사는 원칙적으로 7일 안에 의견을 내도록 했다. 또 중대사건이 발생하면 수사기관이 합동수사단을 꾸리고 공소청이 전담 검사와 부서를 지정해 협력하도록 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법무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개정안과 '검사와 특별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다음 달 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개정안은 오는 10월2일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의 후속 조치다. 법무부는 대검찰청과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세부 협력 절차를 마련했다.
우선 검사와 경찰 간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협의 절차가 도입된다. 보완수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토한 검사가 부족한 부분을 추가로 조사해 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경찰은 보완수사를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이행하되 필요하면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결과를 공식 통보하기 전 기존 수사 결과와 증거관계, 추가 수사 내용 등을 담은 종합수사 결과와 기록을 검사에게 보내야 한다. 검사는 원칙적으로 7일 안에 의견을 회신해야 한다.
같은 수사관에게 다시 사건을 맡기는 것이 부적절한 경우 상급 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 또는 재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다. 경찰이 보완·재수사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검사가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하면 수사기관의 장은 1개월 안에 처리 결과 등을 통보해야 한다.
중대사건에 대한 공동 대응 근거도 마련된다. 수사기관은 합동수사단을 구성할 수 있고 공소청은 이에 대응하는 전담 부서나 전담 검사를 지정해 수사단과 협력한다. 다만 검사가 합동수사단에 참여해 직접 수사하는 구조는 아니다.
검·경이 수사 단계부터 협력하는 중요사건의 범위도 넓어진다. 금융·증권과 공정거래, 기술유출, 해양범죄, 공무원 직무범죄뿐 아니라 성폭력과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아동학대, 가정폭력, 스토킹, 장애인학대, 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7개 범죄가 추가된다.
범죄 피해자의 권리도 강화된다.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검사에게 넘기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할 때는 고소인의 법률적·사실적 주장에 대한 판단 근거와 불송치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어 통지해야 한다. 아동학대나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임시·잠정조치 신청도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대상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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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절차도 구체화했다. 피의자신문 전 과정을 녹음할 수 있고 조사나 면담 과정에서 피의자 또는 변호인이 요청하면 녹음해야 한다. 압수·수색·검증은 시작부터 종료까지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다만 장비가 없거나 긴급하게 집행해야 하는 경우 등은 예외로 뒀다.
검사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피의자를 면담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확인하는 절차도 마련된다. 대면 출석뿐 아니라 화상이나 전화 방식도 활용할 수 있다.
특별사법경찰관에 관한 별도의 협력규정도 마련된다. 특사경은 노동·관세·환경 등 특정 분야의 공무원 가운데 해당 분야 범죄를 수사할 권한을 부여받은 이들이다. 개정법에 따라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는 폐지되고 지도·조언을 중심으로 한 협력관계로 바뀐다. 특사경은 검사의 지도·조언을 존중해 수사에 반영해야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보완수사나 시정조치 요구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