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단체교섭 거부·해태하면 '형사처벌' 조항, 헌재 전원일치 합헌

노조 단체교섭 거부·해태하면 '형사처벌' 조항, 헌재 전원일치 합헌

이혜수 기자
2026.08.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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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8월 심판사건에 대한 선고를 하기 위해 대심판정에 앉아 있다./사진=뉴시스
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8월 심판사건에 대한 선고를 하기 위해 대심판정에 앉아 있다./사진=뉴시스

사용자가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게을리하는(해태) 행위를 형사 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30일 헌재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7일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해태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형사 처벌하도록 규정한 옛 노동조합법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에 대한 위헌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노조의 대표자 또는 노조로부터 위임받은 자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한다.

이 사건은 한 회사의 경영담당자 A씨와 경영기획팀장 B씨가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자 법원에서 벌금형의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불거졌다. A씨는 총 11회에 걸쳐 노조로부터 교섭 요청을 받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A씨와 B씨는 공모해 노조로부터 임금 등에 관한 단체협약에 대해 교섭하잔 요구를 받고도 노조가 제출한 단체협약 수정안에 대한 협의를 거부함으로써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해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인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2021년 1월 A씨가 노조의 교섭 요청을 거부한 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하고 나머지 부분은 무죄로 선고했다. 항소심에 이르러 A씨와 B씨는 옛 노동조합법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2022년 1월 기각됐다. 결국 A씨는 B씨와 함께 같은 해 3월 헌재에 해당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심판 대상 조항에 대해 △'정당한 이유' '해태'의 의미와 범위가 모호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반하고 △같은 법 제89조 제2호에서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위반 처벌하도록 해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배되며 △민사 절차 등 다른 의무 이행 확보 수단이 마련된 상황에서 당사자 일방에 대해서만 형사처벌 하는 건 과도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조항 중 '정당한 이유' '해태'의 의미와 범위를 문제 삼는 주장에 대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어느 정도 명확해야 하는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다"며 "각 구성요건의 특수성과 처벌의 정도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과 같은 법 제89조 제2호의 범죄 구성요건이 다를 뿐 아니라 보호법익과 목적이 서로 다르므로 중복 처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민사 절차 등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형사처벌 하는 것이 과도하단 주장에 대해선 "단체교섭 거부·해태를 구성하는 행위가 끼치는 사회적 해악 및 그 행위자의 책임이 결코 작다 볼 수 없다"며 "일반예방적 효과가 있는 형벌로써 제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노동조합법이 1963년 형사처벌주의에서 원상회복주의로 전환했으나 사용자가 노동위의 구제명령에 잘 따르지 않는 폐단이 발생했다며 "우리나라 노사관계 역사에 비춰 보더라도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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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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