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새벽에 택시를 타고 잠든 여성이 인적 드문 갈대밭에서 눈을 떠 황급히 달아났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확산했지만, 경찰 확인 결과 이와 일치하는 신고 기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8일 설명자료를 내고 최근 유튜브 영상과 이를 인용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제주지역 범죄 사례의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내용은 제주에 거주하는 한 유튜버가 지난 2일 공개한 '왜 이렇게 불안할까? 제주도민이 말하는 진짜 제주 치안'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시작됐다.
유튜버는 지인의 친구가 새벽에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뒷좌석에서 잠이 들었다고 전했다. 여성이 눈을 떴을 때 택시는 집이 아닌 인적 드문 갈대밭에 멈춰 있었고, 택시기사는 차에서 내려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튜버에 따르면 불안감을 느낀 여성은 몰래 택시에서 내려 갈대 사이로 달아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 사연은 이후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유튜버는 이 밖에도 제주시청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휴대전화 충전기로 목을 졸리는 등 위협을 당한 사건과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들이 금은방에서 귀금속을 훔친 뒤 출국한 사건 등을 소개하며 제주 치안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냈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는 일부 달랐다.
우선 이른바 '갈대밭 택시' 사연은 관련 신고 기록 자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제주경찰청은 영상에 소개된 내용을 토대로 112 신고 내역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등을 확인했지만 현재까지 이에 부합하는 신고 건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두 사건은 실제 제주에서 발생했지만 시점에 차이가 있었다. 공중화장실 사건은 2016년 8월, 금은방 절도 사건은 2024년 5월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해당 영상과 이를 인용한 일부 기사에서 사건 발생 시점과 장소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과거 사건들이 최근 제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것처럼 오인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상에서 소개된 내용 대부분이 유튜버가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 주변 지인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라는 점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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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은 최근 제주에서 잇따른 사건·사고로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불거졌다. 지난달에는 제주시 한림읍 등에서 실종 신고된 4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30대 여성 장모씨의 실종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이 사건을 허위 종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이후 일부 유튜브와 SNS(소셜미디어)에서는 특정 국가와 경찰이 유착돼 있다거나 제주에 장기밀매 조직이 있다는 등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까지 확산했다.
제주경찰청은 "온라인 등을 통해 확산하는 범죄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신속히 확인하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실제 발생한 것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