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줬잖아"…옥수수 팔아 생계 '기억장애' 아내 울린 손님들

"5만원 줬잖아"…옥수수 팔아 생계 '기억장애' 아내 울린 손님들

전형주 기자
2026.09.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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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을 앓는 아내가 옥수수 장사를 하다 손님들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삶은 옥수수. 기사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뉴스1
파킨슨병을 앓는 아내가 옥수수 장사를 하다 손님들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삶은 옥수수. 기사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뉴스1

파킨슨병으로 기억장애를 겪는 아내가 옥수수를 팔며 생계를 이어가던 중 일부 여성 손님들에게 상습적으로 사기와 절도 피해를 봤다는 남편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약 한 달 전 한 지역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기 치면 벌 받을 겁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최근 뇌출혈로 두 차례 시술을 받아 다른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내와 함께 옥수수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A씨가 하루 여러 차례 옥수수를 삶아 육교 위로 가져다주면 아내가 한 봉지에 3개씩 담아 4000원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A씨에 따르면 아내 역시 파킨슨병으로 매일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기억장애로 자주 보는 손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계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는 6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성 6~7명이 이런 사정을 알고 이틀에 한 번꼴로 번갈아 찾아와 아내를 속여 돈이나 옥수수를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피해 수법도 다양했다고 한다. 일부는 옥수수 한 봉지를 가져간 뒤 실제로는 돈을 내지 않았는데도 5만원을 냈다고 속여 거스름돈 4만6000원을 받아갔다.

옥수수. /사진=정혁수
옥수수. /사진=정혁수

온누리상품권을 이용한 경우도 있었다. 한 여성은 1만원짜리 상품권으로 4000원짜리 옥수수를 사고 거스름돈 6000원을 받은 뒤 약 10분 후 다시 찾아왔다. 옥수수를 반품하며 상품권까지 돌려받았지만 앞서 받은 거스름돈 6000원은 돌려주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가 글을 작성한 날에는 옥수수를 대량으로 가져가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당시 일행 중 한 명이 5만원권을 내고 옥수수 한 봉지를 샀고, A씨의 아내가 거스름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A씨는 그 사이 다른 일행들이 판매대에 있던 옥수수 13봉지, 총 39개를 가방에 나눠 담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아내가 돌아왔을 때는 5만원을 건넨 여성만 남아 거스름돈 4만6000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가 사라진 옥수수에 관해 묻자 이 여성은 일행들이 바빠 먼저 갔으며 없어진 옥수수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이후 옥수수를 가져다주러 온 A씨가 판매량과 판매대금을 확인하면서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 준비한 옥수수 가운데 18봉지가 나가고 2봉지만 남았지만 수중에 있는 판매대금은 2만원뿐이었다. 18봉지가 정상적으로 판매됐다면 7만2000원이 있어야 했다.

A씨는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으니 아내가 또 그 사람들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울먹였다"고 전했다.

이어 "아내가 매일 본 손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과 내가 옥수수를 삶아 나르느라 곁에 없는 시간까지 알고 찾아오는 것 같다"며 "한두 번이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한 달에 10차례 이상 비슷한 일이 반복돼 참다못해 글을 올렸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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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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