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가정폭력 신고, 매년 평소보다 약 40~60% ↑
일평균 가정폭력 신고 건수 증가세
재산·상속 등 묵혀뒀던 문제가 갈등으로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기간 가정폭력 신고가 평소보다 1.5배 가량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도 명절을 맞아 가정폭력 등 관계성 범죄에 대한 대응을 강화했다. 평소 자주 만나지 않던 가족·친척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재산과 간병 등 묵혀둔 갈등이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7일부터 열흘간 '추석 명절 종합치안대책'을 추진했다. 가정폭력을 포함해 아동학대, 스토킹·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를 사전에 점검하고 신고가 접수되면 피해자 보호조치를 병행했다.
경찰이 명절 기간 관계성 범죄 대응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해마다 반복되는 가정폭력 신고 증가가 있다. 지난해 가정폭력 112신고는 하루 평균 약 793건이었다. 추석 연휴에는 하루 평균 약 1145건으로 44% 늘었다.
추석 연휴 가정폭력 신고가 크게 뛰는 현상은 매년 반복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가정폭력 신고는 하루 평균 648건이었지만 추석 연휴에는 1049건으로 약 62% 증가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추석 연휴 신고 건수는 각각 해당 연도 일평균보다 약 48% 많았다.

실제 명절 기간 가족 간 갈등이 폭력으로 번지는 사례도 잇따른다.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인 10월4일 서울 노원구에서는 60대 남성이 친척 집에 가지 않겠다는 아내와 다투다 흉기를 휘둘렀다. 이를 말리던 아들도 다쳤다. 다음 날 서울 동대문구에서는 치매를 앓는 아내의 간병 문제로 부자가 다투다 70대 아버지가 30대 아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명절에 가족 간 접촉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갈등이 표면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평소 떨어져 지내던 가족과 친척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기존에 쌓여 있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윤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평소 자주 보지 않던 가족들이 명절에 모이면 잠재적인 가해자와 피해자가 접촉할 기회가 늘어난다"며 "가정폭력이 일어날 가능성도 평상시보다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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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명절 가정폭력은 평소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가정폭력과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평소 폭력이 없었던 가족 사이에서도 상속이나 재산, 부모 간병 등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꺼내면서 언쟁이 격해질 수 있어서다.
다만 신고 건수가 늘었다고 해서 실제 가정폭력 사건이 같은 비율로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차례 다툼을 두고 여러 가족 구성원이 각각 112에 신고하거나 서로 맞신고하는 경우도 있어 신고 건수와 실제 발생 사건 수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명절에는 부부뿐 아니라 친척 간 문제의 영향도 크다"며 "언쟁이 격해지고, 쌍방으로 신고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