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 희생자에 "사람 아닌 배터리 구했다" 발언
경찰 "보완수사 요구 없어"

아리셀 참사 유가족들이 희생자에 대한 2차 가해 발언으로 검찰에 송치된 노무사에 대해 조속한 기소를 촉구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2월 검찰에 송치된 뒤 9개월째 처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하나 아리셀 법률지원단 단장 변호사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개월 넘도록 검찰의 처분이 없다"며 "쟁점이 복잡하지 않은 만큼 검찰은 신속히 피고소인을 기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아리셀 측 노무사 전모씨는 지난해 7월 한 세미나에서 참사 희생자들을 두고 "이 사람들은 법률 용어로 관리감독자다", "관리감독자의 역할인데 두 분은 사람을 구하지 않고 배터리를 구하셨다" 등의 발언을 했다.
유족 측의 고소를 접수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전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송치 이후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 측은 희생자들이 관리감독자가 아니었는데도 회사 측 법률대리인이 공개 석상에서 참사의 책임 주체인 것처럼 발언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찰이 사건을 송치한 이후 9개월이 넘도록 검찰의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공인노무사인 피고소인은 참사 직후부터 회사를 대리해 유족과 합의를 진행했고, 발언 10개월 전에는 관리감독자를 특정한 공소장도 이미 나와 있었다"며 "그런데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외면하고 '법률 용어'라는 권위를 빌려 희생자를 법적 책임의 주체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희생자 고(故) 김병철씨의 배우자 최현주씨는 "남편은 관리감독자가 아니라 연구소 이사였다"며 "위급한 상황에서 남편이 사람보다 배터리를 더 아까워했다는 말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송치 후 9개월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2차 가해에 정부와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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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영 아리셀 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사망한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가 있다면 지위와 신분을 막론하고 엄정히 처리해달라"며 "참사의 책임을 희생자 개인에게 돌리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관계 기관에도 요구한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조만간 검찰에 기소를 촉구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고소인 의견서를 송부할 방침이다.
아리셀 참사는 2024년 6월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해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참사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4년으로 감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