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사건' 몰리는 영등포서, 장기사건 급증…과부하 우려

'정치인 사건' 몰리는 영등포서, 장기사건 급증…과부하 우려

박진호 기자
2026.10.06 14:4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김민석·김승원· 한동훈·용혜인 사건 줄줄이
3개월 이상 장기사건 40%↑
"매달 서장 주재 장기사건·중요사건 보고회 진행"

서울 영등포경찰서 모습. /사진제공=서울 영등포경찰서.
서울 영등포경찰서 모습. /사진제공=서울 영등포경찰서.

정치권 인사를 둘러싼 고소·고발 사건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잇따라 배당되면서 수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미 장기사건이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쌓인 가운데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경찰의 수사 책임까지 커진 상황이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영등포서는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를 불러 고소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김 대표가 자신의 실명과 당원 여부 등을 동의 없이 공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8월 말 민주당 전당대회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가 당원임을 확인했다며 긴급 감찰을 지시했다.

이 사건 외에도 영등포서는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한동훈 의원의 '공무상 비밀누설 의혹', 용혜인 의원의 '남편 급여·공항 귀빈실 특혜 의혹' 등 정치권 인사와 관련한 고소·고발 사건을 다수 맡고 있다. 국회와 금융가가 있는 여의도를 관할하는 특성상 정치권과 기업 관련 사건이 집중되는 편이다.

실명과 당원 여부 등을 공개한 것을 문제 삼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한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 운영자 이종원 씨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고소인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명과 당원 여부 등을 공개한 것을 문제 삼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한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 운영자 이종원 씨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고소인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기존 사건도 상당수 쌓여 있다는 점이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등포서의 3개월 이상 장기사건은 지난해 1443건으로 전년(1030건)보다 40.1% 증가했다. 전국 순위도 2022년 54위에서 2024년 8위, 지난해 5위까지 올라갔다. 1년 이상 장기사건은 지난해 58건으로 전국 5위였고 올해 8월 기준 57건으로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배당된 중요사건은 과거 수사기록이나 재판자료까지 살펴봐야 하는 경우가 있어 적지 않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김 전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사건의 경우 경찰은 새로 접수된 고발 내용과 함께 과거 검찰의 수사 내용도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에는 김 전 후보자를 통한 청탁 사실을 인정해 실형을 선고한 제넨셀 창업주 강모씨의 신약 임상시험 관련 로비 혐의 2심 판결문도 분석하고 있다.

지난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도 수사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경찰이 대부분 사건에서 수사 개시부터 보완·종결까지 맡게 됐다. 고소·고발 사건은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처리해야 하고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도 1개월 안에 이행해야 해 일선 수사부서의 사건 처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등포서는 장기사건과 중요사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매달 서장이 직접 중요사건·장기사건 보고회를 열어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중요사건을 살피는 한편 장기사건은 고소·고발인 등이 수사 진행 상황을 납득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는 취지다. 앞으로는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나 재수사 요청에 대한 이행 여부와 적정성도 점검할 방침이다.

여진용 영등포서장은 지난 2일 "검찰 수사권 폐지, 공소청 개청 등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 변화에 따라 경찰 수사의 완결성이 더욱 확보돼야 한다"며 "국민이 우려하는 부실 수사 또는 불공정한 수사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진호 기자

사회부에 있습니다.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https://open.kakao.com/o/s8NPaEUg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