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방파제 비리' 삼성물산 전현직 직원들, 1심서 징역형 집유

'가거도 방파제 비리' 삼성물산 전현직 직원들, 1심서 징역형 집유

박진호 기자
2026.10.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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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경법상 사기 혐의 '무죄'
재판부 "국가 예산을 부당하게 편취" 지적

서울남부지방법원. /사진=머니투데이 DB. /사진=최문혁
서울남부지방법원. /사진=머니투데이 DB. /사진=최문혁

가거도항 태풍 피해 복구 방파제 공사 과정에서 설계 금액을 부풀려 국가 예산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물산 전·현직 임직원 등 8명이 1심에서 모두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이 시작된 지 약 3년 만에 나온 판단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찬)는 22일 오후 위계공무집행방해,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물산 태스크포스(TF) 책임자 고모씨와 조모씨, 설계사 해인이엔씨 소속 김모씨 등 3명에게 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소속 박모씨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해인이엔씨 소속 박모씨·박모씨·이모씨·김모씨에게도 같은 형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관련해 쟁점이 된 작업일수 조작과 세파선 허위 견적서, 허위 비교견적서 등에 대한 피고인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세파선 견적서와 비교견적서 등에 대해서도 허위라고 판단하면서 "삼성물산이 저가로 공사를 수주한 뒤 연약지반이 발견돼 추가 공사를 하게 되자 이를 빌미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해인이엔씨와 공모해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경법 위반(사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부풀려진 금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관급공사에서 설계와 시공을 분리하는 이유는 상호 견제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공사비의 적정성과 예산 절감을 위한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이를 악용해 국가 예산을 부당하게 편취했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의 실질적 이득이 지급받은 공사대금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이는 점, 회사 측 업무를 수행한 피고인들에게 실형을 선고하기엔 과도할 수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피고인들은 2016년 3월 전남 신안군 가거도항 태풍피해 복구공사 과정에서 공사비를 허위로 부풀린 설계서를 제출해 해양수산부와 347억원 규모의 관급공사 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삼성물산 측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연약지반이 발견돼 추가 공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공사비를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청은 또 공사 과정에서 월간 작업 가능 일수를 실제보다 적게 산정해 공사 기간을 늘리고, 공사에 필요한 바지선 임대료도 부풀려 설계서에 반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삼성물산 측은 2023년 10월에 열린 첫 공판에서 공사가 발주청의 요청으로 시작됐고, 실제 연약지반이 발견돼 지반 개량공사가 필요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작업 가능 일수 역시 적절한 기준에 따라 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계감리회사 임직원 측 역시 공사비가 해양수산부와 조달청 등의 검토를 거쳐 확정된 만큼 허위 설계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설계비를 제외하고 별도의 경제적 이익을 얻은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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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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