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또 봐도 쌓여가는 서면…부담 커진 판사들 "AI 탓, 재판 지연 우려"

보고 또 봐도 쌓여가는 서면…부담 커진 판사들 "AI 탓, 재판 지연 우려"

오석진 기자, 이혜수 기자
2026.10.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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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HAT GPT
/사진=CHAT GPT

변호인들이나 대리인들이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서면을 작성하면서 법원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서면 작성 속도가 눈에 뜨게 빨라지면서 장문의 서면을 일일이 읽고 확인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져서다. 법원 안팎에서는 재판지원 AI가 고도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AI 슈퍼로이어에 가입한 법률전문가는 지난 3월 약 2만5000명에서 지난 6월 약 3만4000명으로 증가했다. 슈퍼로이어 사용자가 늘면서 서면 제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슈퍼로이어에 따르면 기존 1시간 걸리는 업무가 약 30분으로 절반 줄어든다고 한다.

변호사들 업무가 편해지고 있는 반면 법원은 정반대의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수도권 법원 민사재판을 담당하는 한 부장판사는 "아무래도 재판 당사자들이 AI를 활용하다 보니 서면의 분량과 제출 속도가 이전과 비교가 안 되게 빨라졌다"며 "상대방이 30∼50쪽 서면을 제출하면 해당 서면을 본 반대 측이 AI를 활용해 그보다 더 많은 분량의 반대 서면을 내는 식"이라고 했다.

또 다른 판사는 "재판부 인력은 그대로인데 AI 활용 서면 제출이 많아지다 보니 업무에 허덕이게 된다"며 "그렇게 만들어진 서면에는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 곁가지들이 많지만 새로운 쟁점이나 논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판사들은 전부 꼼꼼히 읽어야 한다"고 했다.

법원도 자체적으로 AI를 만들어 지난 2월부터 활용하고 있다. 대법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사법부 재판지원 AI에 입력된 질의와 출력된 답변 건수는 각각 27만1839건으로 파악됐다.

다만 아직 재판 업무에 활용할 정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 AI가 판례검색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아직은 재판 당사자들이 AI를 활용하는 수준에 비해 미미한 것이 사실"이라며 "AI를 AI로 대응하지 못하고 판사들 업무부담이 늘어나게 되다 보니 자연스레 재판이 지연되고 진행이 힘들어진다"고 했다.

법원 부담을 줄이고자 법원행정처는 각종 사건 기록을 분석해 요지나 쟁점을 정리하는 2단계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판결문이나 준비서면의 요지·쟁점을 요약해주는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최근 재판지원 AI에 일부 기능이 추가되는 등 법원 AI도 더욱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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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오석진입니다

이혜수 기자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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