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은평구에서 전 연인인 70대 여성을 살해한 6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박석근 부장판사는 7일 살인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A씨는 이날 오후 2시25분쯤 마스크를 쓰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전 애인을 왜 살해했는지' '범행 후 수면제를 왜 먹었는지' '피해자를 협박해서 본인의 집으로 데려갔는지' '살해 계획했는지' '전자발찌를 풀 때까지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질렀는지' 등 질문에 모두 대답하지 않고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A씨는 지난 5일 오전 자신의 거주지인 은평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전 연인인 7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6시40분쯤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B씨 가족의 신고를 접수한 뒤 A씨의 주거지에 출동했다.
현장에서는 B씨가 숨진 채 발견됐으며 A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전날 오전 퇴원해 1차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대화하던 중 시비가 붙어 화가 나서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범행 후 수면제를 복용했다고도 밝혔다.
경찰은 전날 B씨에 대한 부검도 진행했다.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경찰은 전날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공소청도 이를 받아들여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B씨는 A씨를 상대로 스토킹 등으로 총 4차례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24년 9월과 올해 6월에는 서울 은평경찰서에 "남성이 쫓아온다"고 신고했다. 당시 경찰은 현장 확인 결과 단순 말다툼으로 판단해 A씨를 분리 조치했다.
이후 지난 6월에는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A씨가 직장 인근에서 기다린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안전조치를 했다. A씨에게는 긴급응급조치와 접근금지 조치를 내린 뒤 불구속 송치했다. 당시 경찰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지난 7월에는 서울 마포경찰서에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A씨는 B씨의 집을 찾아가 목을 조른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됐다. 이후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 단계에서 영장이 반려돼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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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검찰은 A씨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점, 암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등을 참작해 구속영장을 반려했다.
이후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치소 유치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등 잠정조치를 신청했다. A씨는 지난 7월23일부터 8월22일까지 한 달간 구치소에 유치됐다. 석방된 뒤에는 지난달 22일까지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이후 A씨는 전자발찌 부착 기간이 종료된 지 약 2주 만에 B씨를 살해했다.
B씨는 경찰의 고위험 피해자 관리 대상인 'A등급'으로도 분류돼 있었다. 경찰은 지난 7월 신고 이후 B씨의 안전 여부를 27차례 확인했지만, 추가 범행 정황 등이 없다는 이유로 전자발찌 부착 기간을 연장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