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23·한체대)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동계아시안게임 3관왕에 올랐다. 은메달도 1개 보탰다. 4관왕 도전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사상 첫 3관왕으로 우리나라 빙속 역사를 새로 썼다.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3관왕에 오른 선수는 이승훈이 처음이다. 배기태(1990), 최재봉(1990), 이규혁(2003, 2007)이 각각 2관왕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쇼트트랙에서는 김기훈(1990), 채지훈(1996), 안현수(2003) 등 3관왕을 배출했다.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승훈은 지난달 31일 5000m 금메달을 시작으로 2일 매스스타트, 5일 1만m에서 3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1만m에서는 13분9초74의 아시아신기록을 세웠고, 경기 직후 대회조직위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메달을 하나 더 따고 싶다"며 4관왕에 욕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승훈은 대회 마지막날인 6일 팀추월 종목에서 4번째 금메달 사냥에 나섰다. 중국과 치러진 1조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의 기록은 3분49초21이었다. 가장 앞에서 달리며 모태범(22·한체대)과 이규혁(33·서울시청)을 이끈 이승훈은 아시아신기록까지 세우며 무난히 4관왕 달성을 하는 듯 했다.
하지만 2조로 나선 일본은 예상 밖으로 선전했다. 일본은 3분49초18을 기록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리 대표팀은 0.03초 차이로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어야 했다.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이승훈은 깜짝 등장한 '샛별'이었다.
당시 이승훈은 남자 5000m에 출전해 6분16초95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 메달이었다. 이승훈은 이에 그치지 않고 1만m에서 12분58초55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2009년 4월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그해 7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7개월 만의 성과였다.
올림픽에 이어 아시안게임을 제패한 이승훈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곧장 캐나다 캘거리로 간다. 세계스피드스케이팅 올라운드선수권대회(2월 11~13일)에서 새 역사를 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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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은 지난 해 9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불참 기자회견에서 "아직 스피드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스피드 부문에서 계속 도전하고 싶다"며 "스피드 부문에서 누구도 이루지 못한 일을 해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금까지 올라운드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아시아 선수가 없는 데 내가 꼭 해내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