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우리도 있다" 꼭 봐야할 '기적의 도전' 뭐?

"소치올림픽, 우리도 있다" 꼭 봐야할 '기적의 도전' 뭐?

이슈팀 김민우 기자
2014.02.0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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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봅슬레이, 스켈레톤, 컬링, 스키점프/ 사진=OSEN, 뉴스1, 캐나다컬링연맹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봅슬레이, 스켈레톤, 컬링, 스키점프/ 사진=OSEN, 뉴스1, 캐나다컬링연맹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7일(현지시간) 화려한 막을 올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동계올림픽에 역대 최다인 71명의 선수가 출전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관심은 효자종목인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등 몇몇 인기종목에만 집중돼 있다.

그러나 열악한 훈련환경 속에서도 열정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비인기 종목들이 있다. 어려움을 딛고 '꿈'에 도전하는 4개 종목 대표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봤다.

◇남의 썰매 빌려 타던 '봅슬레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봅슬레이 한국 국가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김동현(27·강원도청)은 청각장애(3급)를 앓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거의 듣지 못해 독순술을 배웠다.

밴쿠버에서 브레이크맨이었던 김동현은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세심한 드라이빙 기술을 갖춰야하는 파일럿을 맡았다. 2007년 오른쪽 귀에 인공달팽이관 이식수술을 받으며 세상의 소리를 처음으로 선명하게 듣게 된 김동현은 이번 도전을 위해 2011년 왼쪽 귀에도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받았다.

봅슬레이 2인승 국가대표 김선옥(34·서울연맹)은 우리 나이로 서른다섯. 학창시절 단거리 육상 선수였던 그는 2008년 출산과 함께 운동을 그만뒀다가 2011년 선배의 권유로 봅슬레이에 도전했다.

2012년부터 김선옥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신미화(20·삼육대)는 창던지기 선수였다. 남자 봅슬레이 4인승 브레이크맨 오제한(23·한국체대)은 허들 선수였고, 푸시맨 석영진(25·강원도청)은 역도선수 출신이다.

한국의 봅슬레이 정착과정을 보면 자메이카의 육상선수들이 1988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모습을 다룬 영화 '쿨러닝'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 자메이카의 단거리 육상 선수 4명이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봅슬레이에 도전하는 실화를 다룬 쿨러닝은 스포츠 정신을 상징하는 영화다.

우리나라 대표팀 역시 봅슬레이 경기장이 없어 다른 나라 대표팀 훈련장을 빌려 쓰고 심지어 썰매까지도 빌려 훈련에 임했다. 척박한 상황에서도 봅슬레이팀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결선에 진출해 19위에 올랐다. 올림픽에서 결선에 진출한 것은 봅슬레이에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일본을 비롯해 어느 아시아 국가도 해내지 못한 일이었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이번 2014 소치 올림픽에서는 처음으로 전 종목(남자 4인·2인, 여자 4인·2인) 출전권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열악환 환경이지만 봅슬레이 대표팀의 표정은 밝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15위 안에 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봅슬레이 국가대표팀 경기는 오는 17일 오전 1시15분(한국시간) 남자 2인승 경기부터 시작된다. 서영우·원윤종가 한 팀을 이루고 김동현·전정린이 또 한 팀을 이뤄 출전한다.

김선옥·신미화가 출전하는 여자 2인승 경기는 29일 밤 12시15분 시작된다.

남자 4인승 경기는 23일 오전 1시30분부터 진행된다. 서영우·석영진·원윤종·전정린이 한 팀을 이뤄 출전하고 김경헌·김동현·김식·오제한이 또 다른 한 팀으로 호흡을 맞춘다.

◇바퀴 달린 썰매로 훈련하던 '루지·스켈레톤'

루지와 스켈레톤은 봅슬레이와 함께 썰매 3대 종목에 해당한다. 루지는 발을 앞에 두고 누워서 타는 반면 스켈레톤은 머리를 앞세운 상태로 엎드려서 탄다.

한국 대표팀에게 루지와 스켈레톤은 그동안 메달권과는 거리가 먼 종목이었다. 하지만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만큼은 다르다.

스켈레톤 대표팀 선수 윤성빈(20·한국체대)은 지난 1월에 열린 대륙간컵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스켈레톤을 시작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코스를 읽는 눈이 좋다는 것이 강점으로 평가 받고 있다.

루지 역시 김동현(23·용인대)과 성은령(22·용인대) 덕에 기대감이 높다. 두 선수는 2011년 아시안컵에서 각각 남녀 싱글 주니어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2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팀 릴레이(계주)에서도 10위(남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루지와 스켈레톤 선수들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만은 않았다. 국내에는 경기장이 없어 선수들은 한 여름 아스팔트에서 바퀴 달린 썰매를 탔다.

국가대표선수지만 사실 초보자에 가깝기 때문에 여러 차례 전복사고를 내기도 했다. 국제루지연맹(FIL)은 선수들의 안전을 염려해 대회 참가를 말리기도 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종목이지만 근성과 투지로 노력한 결과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새로 생긴 릴레이(계주)까지 포함, 루지 전 종목 출전권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스켈레톤 역시 처음으로 2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윤성빈은 한국 썰매종목 역대 최고 성적인 19위(2010 밴쿠버 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를 뛰어넘어 15위 안에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루지 대표팀 역시 개인전 남녀 20위, 팀 릴레이 10위안에 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루지 대표팀 경기는 오는 8일 밤 11시30분(한국시간) 김동현이 출전하는 남자 싱글런(1인)부터 시작된다. 성은령이 출전하는 여자 싱글런 경기는 10일 밤 11시45분 열린다.

12일 밤 11시15분부터는 박진용·조정명이 한 팀으로 출전하는 더블런(2인) 경기가 시작되고, 14일 오전 1시15분 단체계주경기가 시작된다.

김동현·박진용·성은령·조정명 선수가 출전하는 단체 계주 경기는 여자 1인승(싱글)-남자 1인승-남자 2인승(더블)이 이어달리는 방식이다.

윤성빈과 이한신(26·전북연맹)이 출전하는 스켈레톤 경기는 오는 14일 저녁 9시30분 시작된다.

◇영화 덕에 김연아 못지 않은 인기 누린 '스키점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키점프에 출전하는 강칠구(31), 김현기(31), 최서우(31), 최흥철(33·이상 하이원 소속)이 처음 모인 것은 이들이 초등학생 때인 1991년이었다.

무주리조트가 인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스키점프 꿈나무를 모집했는데 그때 합격한 선수들이 이들이다.

1995년 국가대표가 된 후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체육회에서 지원하는 연간 훈련수당 360만원이 전부였고, 훈련을 계속하기위해 막노동까지 해야 했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면서도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스키점프 강국 노르웨이를 꺾고 8위에 오르는 큰 성과를 거뒀다. 이는 한국 설상종목 사상 최고 순위다.

이들의 실제 생활을 모티프로 삼아 제작된 영화가 2009년 개봉된 '국가대표'다. 영화가 약 8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를 끈 덕에 스키점프는 한때 쇼트트랙이나 피겨스케이팅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에는 훈련 장면 하나하나가 방송될 정도였다. 덕분에 선수들에게 소속팀이 생겼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알펜시아 리조트에 스키점프대가 완공됐다.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 코치도 영입됐다. 대한스키연맹은 스웨덴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 볼프강 하트만을 스키점프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한 소속팀에서 안정적으로 훈련한 덕에 이들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당시 최고의 성적을 거둔 멤버 그대로 이번 소치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최흥철과 김현기만 출전권을 따냈지만 다른나라 선수가 출전을 포기하면서 예비 1·2번이었던 강칠구와 최서우도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그 덕에 4명이 치러야하는 단체전경기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3명의 선수만 출전한 탓에 단체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이후 8년만에 4명이 한 팀으로 올림픽 대회에 나가게 된 이들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당시 최고 성적인 8위 이상의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키점프 경기는 오는 9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에 남자 노멀힐 개인 예선경기가 펼쳐진다. 15일 오전 2시30분에는 남자 라지힐 개인 예선경기가, 18일 오전 2시15분에는 남자 단체 경기가 열린다.

◇빗자루 들고 다녀 청소부로 오해받은 '컬링'

빗자루 모양의 솔(브룸)로 빗질(스위핑)을 하면서 스톤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치열한 두뇌게임 컬링. 그러나 한국에서는 변변한 실업팀조차 없다.

브룸을 들고 다닐 때면 청소부로 오해받은 적도 수두룩하다. 컬링 선수로서 살기에는 생계유지도 힘들어 많은 선수들이 다른 길을 찾아 떠났다.

훈련장조차 없어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장 구석에서 얼음판을 비벼대며 훈련에 임했다.

그러나 대표적인 비인기종목으로 관심조차 못 받던 컬링이 이번 소치올림픽 이변의 중심에 서있다.

신미성(36), 김지선(27), 엄민지(23), 김은지(25), 이슬비(26·이상 경기도청)로 이뤄져 있는 컬링 여자 대표팀은 2012년 캐나다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최강 스웨덴을 9대 8로 제압하고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뒤 4강까지 내리 달리며 세계 컬링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컬링 종주국 캐나다(세계랭킹 2위)를 상대로 9엔드까지 2대 3으로 뒤지던 한국 대표팀은 10엔드 마지막 스톤으로 2점을 획득하며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내기도 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9월에 열린 중국오픈컬링대회에서 또 한 번 캐나다를 꺾으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번 올림픽 참가국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낮지만 경기도청 소속으로 5년간 한솥밥을 먹은 조직력만큼은 그 어느 팀보다 탄탄하다.

조직력을 해치지 않기 위해 신미성은 출산까지 미뤘다. 조직력이 핵심인 컬링의 특성상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팀 전체가 잘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이지만 이들의 목표는 우승이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오는 11일 오후 2시(한국시간) 일본과 첫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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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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