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생 조셉 콘트레라스(18·블레스드 트리니티 가톨릭고)가 어머니의 나라 브라질을 대표해 나간 첫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브라질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B조 2경기에서 미국 대표팀에 5-15로 완패했다.
예상됐던 패배였다. 이날 선발 라인업만 비교해도 차이가 컸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이끈 미국 선발 타선의 몸값은 무려 14억 6839만 달러(약 2조 1761억 원). 반면 브라질 대표팀에서 가장 이름 있는 선수는 LA 에인절스 산하 하이싱글A 팀에서 뛰고 있는 미국 국적의 루카스 라미레스뿐이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의외로 7회까지 4-7의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그 1등 공신 중 하나가 2회 등판한 고교생 콘트레라스다. KIA 타이거즈 출신 보 다카하시에 이어 2회 등판한 콘트레라스는 미국 하위 타순을 상대했다.
첫 타자가 1억 달러(약 1483억 원) 몸값의 바이런 벅스턴이었다. 이에 콘트레라스는 최고 시속 97.4마일(약 156.8㎞)의 빠른 공을 연거푸 던지며 중견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이후 브라이스 투랑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곧바로 미국 상위 타순을 맞이했고 바비 위트 주니어와 브라이스 하퍼에게 연속 볼넷을 줘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다음 타석은 아메리칸리그 MVP 3회에 빛나는 캡틴 애런 저지(34·뉴욕 양키스). 이미 2-1로 미국이 앞선 상황에서 저지의 홈런 또는 적시타가 터지면 흐름을 타 콜드게임도 불가능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교생 콘트레라스는 씩씩하게 초구부터 시속 96.9마일(약 155.9㎞)의 직구를 던져 헛스윙을 끌어냈다. 다시 몸쪽으로 체인지업과 싱커를 던졌고 저지가 3구째 싱커를 건드려 3루 쪽으로 보내면서 5-4-3 병살로 고개를 숙였다. 콘트레라스는 이후 등판한 3회에는 볼넷과 안타를 맞아 실점해 최종 1⅓이닝 2피안타 3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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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엔 충분했다. 이날 스탯캐스트에 기록된 콘트레라스의 구속은 시속 97.4마일(약 156.8㎞) 이상이 세 차례 나왔다. 최고는 시속 97.8마일(약 157.4㎞).
저지를 잡은 고교생 콘트레라스의 소식은 곧장 SNS를 통해서도 일파만파 퍼졌다. WBC는 공식 SNS를 통해 "야구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17세 고교 졸업반인 콘트레라스가 저지를 상대로 만루에서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고 전했다.
알고 보니 야구 유전자를 타고난 2세 야구인이었다. 또 다른 매체 폭스 스포츠에 따르면 콘트레라스의 아버지는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호세 콘트레라스였다.

쿠바 태생의 아버지 콘트레라스는 2003년 양키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2004년 화이트삭스에서 재능을 만개한 메이저리거였다. 2005년에는 마크 벌리, 프레디 가르시아 등과 선발진의 한 축(55)을 이뤄 15승 7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하며 월드시리즈의 주역이 됐다.
그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에 모두 나서서 승리를 챙겼다. 2006년에는 올스타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42세의 나이까지 활약하다 2013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현역 은퇴했다. 통산 성적은 299경기 78승 67패 평균자책점 4.57, 1173이닝 889탈삼진.
아버지 콘트레라스는 화이트삭스에서 브라질 출신 아내를 만났고 아들 콘트레라스가 2008년 5월 태어났다. 아들 콘트레라스도 그 재능을 물려받아 미국 야구 명문 밴더빌트 대학 진학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벌써 대형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그를 맡을 정도로 대형 유망주로 성장했고, 이번 대회 최연소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MLB.com에 따르면 WBC 출전은 아버지 콘트레라스의 소원이었다. 아버지 콘트레라스는 아들의 브라질 대표팀 발탁 당시 "정말 뛰고 싶던 대회가 2개 있었다. 하나는 WBC고 또 다른 하나는 카리브해 월드시리즈였다"라며 "하지만 조셉이 어렸을 때 항상 '걱정하지 마, 아빠'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고 흐뭇해했다.
당연하게도 아버지 콘트레라스는 이날 아들의 등판을 지켜봤고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이날 현장에서 아버지 콘트레라스를 만난 마이클 샤피로 기자는 "브라질 팬 석에 있는 호세에게 17세 때 누가 더 뛰어난 투수였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아들'이라고 답했다"라고 훈훈한 일화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