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34·LA FC)이 지난 10여년 간 숱하게 시달렸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인종차별 병폐가 또 민낯을 드러냈다.
영국 '더선'은 22일(현지시간) "뉴캐슬과 선덜랜드의 '타인 위어 더비' 도중 선덜랜드의 루트샤렐 게르트루이다가 인종차별의 표적이 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후반전 시작 직후 관중석에서 게르트루이다를 향해 모욕적인 언사가 쏟아지며 약 5분간 경기가 지연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사건은 후반 5분경 발생했다. 선덜랜드의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가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상황을 처음 알렸고, 게르트루이다를 향한 차별적 발언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주심은 양 팀 주장을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여 각 벤치와 상황을 심각하게 논의했다.
구체적인 차별 발언의 내용은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EPL 사무국과 구단 측은 철저한 진상 조사를 예고했다.

사태 발생 후 EPL 매치 센터는 공식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경기 중단은 EPL 경기장 내 반차별 프로토콜에 따른 조치"라며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며, 해당 선수와 양 구단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인종차별은 축구계와 사회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며 강조했다.
EPL은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처벌하고 있지만, 여전히 만연하다. EPL에서 11년을 뛰었던 손흥민도 여러 차례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다. 지난 2022년 8월 첼시 원정 경기에서 코너킥을 차러 가는 손흥민에게 한 팬이 눈을 찢는 행위를 해 벌금형과 3년 입장 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2023년 5월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한 홈팬이 교체돼 나가는 손흥민을 향해 양손으로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했다가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와 여권 압수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런던 연고 라이벌 팀 팬들의 온라인 공격과 현지 전문가의 편견도 끊이지 않았다. 2018년 웨스트햄 팬들은 손흥민이 불법 복제 DVD를 파느냐는 조롱 섞인 글을 올렸다. 심지어 스카이스포츠의 베테랑 해설가 마틴 타일러는 2023년 2월 손흥민의 파울 장면에 대해 "마셜 아츠(무술)를 하는 것 같다"며 동양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섞인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