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수호신다웠다. KT 위즈 마무리 투수 박영현(23)이 이틀 연속 팀 승리를 지켰다.
KT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LG에 6-5로 승리했다. 이로써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은 KT는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LG는 계속된 부상 속에 0승 2패로 좋지 않은 스타트를 알렸다.
이날 승부처는 9회였다. 먼저 KT가 팽팽했던 균형을 깼다. 9회초 이정훈, 최원준이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뒤이어 김현수가 좌익수 앞으로 안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LG 좌익수의 빠른 송구에 1루 주자 최원준이 횡사했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박영현에게 1점 리드면 충분했다. 다만 박영현이 전날(28일) 1⅔이닝 동안 34개의 공을 던져 세이브를 올린 터라, 걱정됐던 것도 사실. 시작부터 선두타자 오스틴 딘이 박영현의 초구를 공략해 안타를 만들었다. 하지만 박영현은 문보경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박동원과 풀카운트 대결을 벌였다.
박동원의 마지막 스윙이 관건이었다. 바깥쪽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박동원의 방망이가 돌았다. 최초 판정은 노스윙이었으나, KT 비디오 판독 결과 스윙이 되면서 삼진 처리됐다. 박영현은 타격감이 좋던 문성주도 2구 만에 유격수 뜬공 처리하면서 공 14개로 세이브를 챙겼다.
덕분에 선발 소형준은 3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일찍 강판당했으나, 패전 투수를 면했다. 이후 김민수(2⅓이닝)-한승혁(1이닝)-전용주(1이닝)가 무실점 피칭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 소형준이 오늘 부진했던 원인은 알고 있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김민수, 전용주 등 중간 투수들이 잘 막으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영현은 어제보다 더 나은 구위로 마무리를 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틀 연속 10안타 이상 뽑아낸 화력도 인상적이었다. 이날도 양 팀이 총합 21안타를 주고받은 가운데, KT에서는 허경민이 3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볼넷, 김상수가 4타수 3안타로 펄펄 날았다. 리드오프 최원준 역시 4타수 2안타 1볼넷 3출루 경기로 활로를 열었다.
이강철 감독은 "타선에서는 베테랑 선수들이 필요할 때 역할을 했다. 경기 초반 안현민, 장성우, 허경민이 3타점을 합작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역전 허용 후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보여줬다. 베테랑 허경민의 동점 홈런과 김현수가 결승 타점을 올리며 승리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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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허경민은 6회초 LG 필승조 김진성에게 좌월 동점 투런 아치를 그리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경기 후 허경민은 "우리 팀원들의 능력이 좋기 때문에 내 역할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비는 항상 공격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본다. 잘 되다가도 갑자기 안 되는 게 수비고,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오늘은 다행히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내 방면으로 오면서 잡을 수 있었다. 투수들을 최대한 돕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왔지만, 각자가 다 잘해왔던 선수들이고, 같이 시즌을 준비해서 생소하지 않다. 잘 뭉치다 보면 우리가 원하는 위치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도 만원 관중이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강철 감독은 "원정 경기에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선수들도 수고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