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미국 유명 스포츠 트레이닝 시설 IMG 아카데미를 다녀온 한국 야구 유망주들이 감탄한 건 이해의 깊이가 달랐던 드릴 훈련(Drill)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월 2일부터 2월 1일(한국시간)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 위치한 IMG 아카데미에서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해 KBO Next-Level Training Camp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인 고1 유망주 16명(투수 6, 포수 2, 내야수 5, 외야수 3)이 선발돼 훈련받았다.
뛰어난 시설과 따뜻한 날씨 속에 열린 4주 동안 훈련에서 한국 유망주들은 동나이대 미국 유망주들과 비교해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들었다. 체계적인 훈련과 실전을 치르면서 모두 만족감을 느낀 가운데 참가자들이 공통으로 드릴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야말로 이해도와 종류 모두 깊이가 달랐다는 후문이다.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은 참가자 조성준(17·충암고)은 "내가 알지 못하는 드릴 훈련이 많았다. 정말 많이 배웠다. IMG 코치님들이 다양한 드릴을 가르쳐주고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거기서 내게 필요하고 내 몸에 맞는 드릴을 찾을 수 있었다. 덕분에 내 루틴도 조금은 정리해서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 문준혁(17·유신고)은 "확실히 미국의 훈련은 체계적이었다. 오전에는 무조건 수업받고 오후에는 3시간 정도 훈련하는데 각자 자신들만의 드릴 훈련을 집중해서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도 각자 딱 정해져 있는 횟수만 채우고 팀 훈련에 들어갔다. 이런 기회가 있으면 앞으로 색다른 훈련을 많이 배우고 야구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드릴 훈련에 아직 정확하게 상응하는 한글 단어가 없다. 한국에서는 기술 훈련으로 뭉뚱그려 이야기되지만, 완벽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조금 더 세부적인 목적성을 띤 기술 훈련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예를 들어 땅볼 수비를 늘리기 위해 내야수들은 펑고를 받는다. 하지만 내야수마다 땅볼 타구를 못 받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어떤 선수 B는 바운드를 잘 예측하지 못하고, 또 다른 선수 C는 몸이 뻣뻣해 불규칙 바운드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 각자 원인은 다르지만, 두 선수 모두 많은 펑고를 받아 그 부족함을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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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릴 훈련은 여기서 더 세부적으로 파고든다. 선수 A는 공 추적 등 동체 시력 자체를 키우기 위한 드릴을 한다. 선수 B는 요가나 특정 부위 유연성을 키우기 위한 드릴을 한다.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드릴 훈련은 야마모토 요시노부(28·LA 다저스)의 창 던지기일 것이다. 야마모토는 키 178㎝, 체중 79㎏로 투수치고 작은 체격 조건에도 시속 159㎞ 강속구도 쉽게 던진다.
특히 야마모토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따로 하지 않는다고 밝혀 2년 전 미국 진출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그 비결에는 야마모토가 일본프로야구(NPB) 시절부터 꾸준히 해온 투창 훈련에 있었다. 그는 400g 무게의 플라스틱 창을 투창 던지기 선수처럼 매일 던진다. 전신을 활용한 투창 던지기를 통해 신체 유연성을 극대화하려 했다.

야마모토의 성공 후에 한 때 국내 개인 트레이닝 센터 등지에서도 투창 던지기 열풍이 불었다. 그러나 선수마다 체격 조건이 달랐던 탓에 효과를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국내의 한 트레이너 C는 "드릴 훈련을 도입하는 데 있어 국내 트레이너나 코치나 그 선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단순히 이 선수는 이런 증상이 있는데 어떻게 고치면 되냐?'라는 식의 질문은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말은 의사가 환자의 영상을 보지도 않고 문진하는 것과 똑같다. 선수를 직접 보고 그 선수가 겪은 과정과 맥락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드릴 훈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명 트레이닝 센터 '트레드 애슬레틱' 역시 공식 SNS에 야마모토의 투창 던지기 드릴 훈련을 소개하면서도 "야마모토는 투창 던지기 훈련을 시작하자마자 팔꿈치 통증이 멈췄다고 주장한다. 이는 동작 순서 개선이나 팔의 움직임을 더욱 평면에 가깝게, 그리고 타이밍에 맞추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이 곧 '당신이 창 던지기를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과는 다른 질문이다"라고 주의를 환기했다.
선수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함부로 이것저것 시도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와 같다. 자신의 현재 몸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 확인하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드릴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트레이너 C는 "트레이닝 센터가 만능은 아니다. 미국 유명 트레이닝 센터에 간 선수들이 별 효과를 못 보거나 다치고 돌아오는 이유다. 선수마다 맞는 상황과 시기가 있다. 특히 아직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선수들은 더 다치기 쉽다"고 짚었다.
적극적인 배움을 통해 선수들만큼이나 지도자들의 성장도 필요한 이유다. 직접 경험한 이들은 그 필요성을 체감했다. IMG로 학생들을 인솔해 다녀온 KBO 관계자 D는 "(일과 등) 훈련 프로그램 자체는 한국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고 느꼈다. 다만 드릴 훈련은 색다른 게 많아 이건 벤치마킹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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