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HD의 3월은 경기장 안팎에서 '완벽'에 가깝다. 그 중심에는 2026시즌 3월 'EA SPORTS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이동경과 야고가 있다. 지난 시즌 이달의 선수상과 시즌 MVP를 모두 휩쓸며 K리그 정점에 섰던 이동경은, 후보 선정 직후 동료 야고를 향해 파격적인 '깜짝 양보'를 선언했다.
9일 구단이 공개한 메시지에 따르면 이동경은 "투표가 분산되면 안 된다. 이번에는 무조건 야고가 받는 것이 맞고, 받아야 한다"라며 본인의 욕심을 완전히 내려놓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모든 영광을 누려본 선수의 여유를 넘어, 동료의 상승세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팀의 분위기를 먼저 생각하는 부주장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지난 시즌 MVP가 직접 차기 수상자로 야고를 '지명'한 셈이다.
야고에게 이번 후보 선정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야고는 지난 2024년 5월 강원FC 소속으로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고, K리그 데뷔 후 세 시즌 동안 단 한 번도 개별 수상의 영예를 안지 못했다. 시즌 극 초반 4경기 4골이라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이며 '괴물'의 귀환을 알렸음에도, 팀 동료 이동경과의 표 분산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역 MVP' 이동경의 전폭적인 지지와 양보 덕분에 야고는 데뷔 후 첫 수상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 이동경은 본인이 걸어온 영광의 길을 야고가 그대로 밟을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줬다. 울산의 에이스가 보여준 이 이례적인 '리스펙'은 야고에게 단순한 상 그 이상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역대 K리그 데이터는 '이달의 선수상(POTM)' 수상이 곧 시즌 MVP로 향하는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임을 증명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1년의 홍정호다. 당시 홍정호는 수비수로서는 이례적으로 11월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며 막판 스퍼트를 올렸고, 그 기세를 몰아 해당 시즌 리그 MVP까지 석권하며 'POTM-MVP 평행이론'을 완성했다.
이러한 '왕의 길'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 바로 이동경이다. 이동경은 이달의 선수상이 신설된 2019년 이후, 역대 MVP 수상자 중 가장 많은 POTM 트로피를 들어 올린 '기록의 사나이'다. 2024년과 2025년 시즌을 거치며 독보적인 수상(3회 : 21년 10월, 24년 3월, 24년 4월) 및 후보(5회 : 25년 10월, 25년 9월, 25년 8월, 25년 2-3월, 24년 9월) 선정을 기록한 그는 이 상이 선수의 가치와 시즌 전체의 흐름에 미치는 영향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동경이 야고에게 이번 수상을 양보한 것은 단순한 미담을 넘어, "시즌 초반 울산의 순항을 책임질 조타수는 야고"라는 강력한 확신을 던진 것과 다름없다. 울산 HD는 선수가 동료를 '대어'로 키워내는 독보적인 팀 문화를 통해, 2026시즌 또 한 명의 MVP 후보를 직접 빚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