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는 지난 9일 박진만(50) 감독의 이례적인 강공 질책 이후 정확히 나흘 만이다. 1군 엔트리 말소라는 '냉정한 결단'을 마주했던 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승현(24)이 퓨처스리그 첫 등판에서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이는 모습으로 우선 반등을 이뤄냈다.
이승현은 13일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퓨처스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0피안타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앞선 3월 26일 퓨처스리그 KIA전 승리 투수에 이어 퓨처스리그 2승째를 수확했다. 비록 이승현은 두 자릿수 피안타를 허용하며 실점이 있었으나,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단 하나의 사사구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승현이 마운드에서 버텨준 덕분에 삼성은 롯데를 12-3으로 꺾었다.
지난 8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한 이승현은 2⅔이닝 동안 무려 11피안타와 함께 8개의 볼넷을 남발하며 자멸했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선발 투수로서의 책임감이 결여됐다"며 불펜 투수들과 비교해 '왕 대접'을 받는 선발 보직의 무게감을 강조하며 이승현을 2군으로 보냈다. 1군 복귀에 대한 기약도 없이 재조정을 갖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13일 퓨처스리그서 이승현은 총 82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완전히 달라진 투구 내용을 보였다. 1회부터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이닝 소화 능력을 증명했고, 1군에서 지적받았던 '기복 있는 제구' 문제를 무사사구 경기로 불식시켰다.
비록 10개의 안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볼넷으로 주자를 쌓아 대량 실점하던 이전의 패턴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투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은 1사 2루 상황에서 김호범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첫 실점한 뒤 이어진 2사 2, 3루 위기서 엄장윤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3실점째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이닝까지 던지며 박진만 감독이 강조했던 "선발 투수로서의 책임감"을 2군 첫 등판부터 몸소 보여준 셈이다.
삼성은 현재 원태인의 선발 로테이션 복귀와 함께 아리엘 후라도, 잭 오러클린, 최원태, 양창섭 등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재편한 상태다. 박 감독이 "이승현의 복귀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며 장기 조정을 천명한 가운데, 결국 관건은 투구 일관성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