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운 황재균이네!"
KT 위즈 이강철(60) 감독이 취재진 앞에서 '은퇴한 내야수' 황재균(39)의 이름을 꺼내며 허탈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한때 KT에서 무려 8년 동안 팀의 핫코너를 굳건히 지켰던 '철인'의 빈자리가 부상 악재와 맞물리며 사령탑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선두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짐에 따라 더욱 생각나는 모양새다.
이강철 감독은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를 앞두고 팀이 직면한 심각한 3루수 줄부상에 대해 언급했다.
KT는 삼성에 승차 없는 2위에 올라있지만, 3루수 포지션은 주전과 백업을 가릴 것 없이 초토화된 상태다. 주전 3루수로 활약하고 있던 허경민(36)이 좌측 햄스트링 부분 손상으로 지난 1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백업 요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류현인(26) 역시 1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2루로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우측 손가락 골절상을 당해 장기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이강철 감독은 특히 류현인 부상을 뼈아프게 생각했다. 그는 "부상만 아니었다면 최소 한 달 동안 3루가 본인 자리였을 텐데, 슬라이딩을 왜 그렇게 했는지 너무 아쉽다"며 류현인을 향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방이 부상자로 막힌 상황에서 이 감독의 머릿속을 스친 인물은 바로 2025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황재균이었다. 황재균은 KT 이적 후 8년 동안 큰 부상 없이 3루를 지켰던 건강함의 상징이었다. KT에서 뛰는 8시즌 동안 모두 100경기 이상 소화했다. 2023시즌 109경기를 나갔던 시즌이 가장 적은 출전 수를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이는 어디 부러지지 않는 한 경기에 나갔다. 동시에 부상이 없는 튼튼한 선수였다"고 회상하며 "사실 이 팀에 온 뒤로 내가 3루수 걱정은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재균이가 없으니 이제야 3루수가 없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다만 이 감독은 특유의 위트를 섞어 "이 팀에서 유격수 걱정만 했었다. (황)재균이가 내 머릿속에서 잠시 잊혔었다는 건, 그만큼 우리 팀 뎁스가 강해졌었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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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KT는 장준원에게 선발 3루수 중책을 맡길 예정이다. 이강철 감독 설명에 따르면 장준원이 경기에서 빠지거나 하는 경우에는 유격수 선발로 나가고 있는 '신인 내야수' 이강민(19)이 3루로 옮긴다. 백업 내야수 권동진(28)은 3루 백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대신 지난 11일 2군으로 내려간 또 다른 내야수 강민성을 추가로 콜업할 계획이라고 한다.
'KT에서 3루 걱정 없이 야구했다'는 이강철 감독의 고백은 역설적으로 현재 KT가 처한 내야진 운용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외야수 안현민이 빠진 부분은 새롭게 영입한 김현수와 최원준으로 어느 정도 메우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아쉽다. 현재 부상 병동이 된 KT가 황재균의 그림자를 지우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