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거포의 마지막 인사는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고척돔을 가득 채웠다.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박병호(40·키움 히어로즈 잔류군 코치)가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나며 끝내 참았던 눈시울을 붉혔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뿐 아니라 상대 팀이자 한때 박병호가 몸을 담았던 삼성 라이온즈까지 단순한 작별을 넘어 진심이 담긴 '특별한 선물'로 대선배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날 고척돔은 경기 시작 전부터 은퇴식을 치르는 박병호를 배웅하려는 팬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키움 구단은 선착순 9000명의 관중에게 은퇴 기념 티셔츠를 배부하고, 그의 등번호 '52'를 상징하는 104명의 팬을 대상으로 팬 사인회를 열어 전설의 마지막을 기념했다.
특별한 예우는 상대 팀이자 박병호가 현역 마지막 시절을 보냈던 삼성 라이온즈 측에서도 이어졌다. 삼성 선수단은 박병호에게 선수단 전원의 친필 사인이 담긴 원정 유니폼 액자를 전달했다. 액자에는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박병호의 삼성 시절 주요 장면 사진 6장이 담겼다.
특히 삼성 선수단은 박병호가 과거 "삼성에 있을 때 행복하게 야구했다"고 언급한 것에 화답해, 'GOOD BYE PARK BANG WE WERE THE LIONS', '우리도 행복했어요'라는 메시지가 새겨진 특별 패치를 부착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가족과 함께한 '마지막 타석'이었다. 박병호의 아들이 시구자로 나선 가운데, 박병호는 시타자로 타석에 들어서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어진 은퇴사에서 박병호는 "팬들 덕분에 행복하게 떠날 수 있다"고 소감을 밝히며 감정이 올라온 모습을 보였다.
키움 구단은 박병호에게 감사패와 기념 배트, 액자 등을 전달하며 그의 헌신을 치하했다. 전광판에는 박병호의 전성기 홈런 장면과 동료들의 작별 메시지가 상영돼 뭉클함을 더했다. 히어로즈 시절 함께한 염경엽 현 LG 감독을 비롯해 유한준, 김민성, 강정호, 이정후, 김하성, 송성문, 김혜성 등 박병호와 함께 뛰었던 동료들이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박병호는 올해부터 키움 히어로즈의 잔류군 선임 코치로 부임해 지도자로서의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거포는 이날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나 경기 시작과 동시에 교체되며 팬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정들었던 선수 생활을 공식적으로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