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이라 했다. 최정상급 수비를 자랑하는 LA 다저스의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혜성(27)이 메이저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악송구를 범했다. 평범한 상황에서 사이드 스로를 시도한 게 그만 크게 빠지고 만 것이다. 미국 현지 중계진도 혹평했다.
김혜성은 10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유니클로 필드 앳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026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 8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3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 1실책을 기록했다.
이 경기를 마친 김혜성의 올 시즌 성적은 28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73타수 22안타) 1홈런 2루타 3개, 3루타 1개, 8타점 10득점, 8볼넷 15삼진, 5도루(1실패), 출루율 0.366, 장타율 0.411, OPS(출루율+장타율) 0.777이 됐다.
이날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 프레디 프리먼(1루수), 윌 스미스(포수), 카일 터커(우익수), 앤디 파헤스(중견수), 맥스 먼시(3루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 김혜성(유격수), 알렉스 프리랜드(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블레이크 스넬이였다.
이에 맞서 애틀랜타는 두본 마우리시오(좌익수), 드레이크 볼드윈(지명타자), 아지 알비스(2루수), 맷 올슨(1루수), 오스틴 라일리(3루수), 마이클 해리스(중견수), 션 머피(포수), 엘리 화이트(우익수), 호르헤 마테오(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스펜서 스트라이더였다.
김혜성의 수비 실책은 3회초에 나왔다. 2사 주자 없는 상황. 화이트가 볼카운트 2-2에서 스넬의 5구째를 공략, 유격수 쪽으로 평범한 땅볼 타구를 쳐냈다. 이 공을 침착하게 잡은 김혜성은 거의 언더핸드 스로우에 가까운 송구 동작과 함께 1루로 공을 뿌렸다. 그런데 손에서 공이 빠지면서 공은 1루수 프리먼의 머리 위쪽으로 크게 떴다. 프리먼은 아예 잡으려고 시도하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엉뚱한 방향으로 벗어나고 만 것이다.
다행히 더그아웃에 공이 들어가지는 않으면서 안전 진루권까지 주어지진 않았다. 공식 기록은 김혜성의 송구 실책. 올 시즌 그의 4번째 실책이자 개인 통산 7번째 실책이었다. 김혜성은 지난 시즌 2루수 포지션에서만 3차례 실책을 범했고, 올 시즌에는 유격수 포지션에서만 4개의 실책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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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다저스 경기 전담 중계방송사인 스포츠넷 LA의 해설진은 이 장면을 두고 "평범했어야 할 플레이가, 유격수 실책으로 바뀌었다. 여태껏 이런 장면은 본 적이 없다.(We haven't seen this)"고 혹평한 뒤 "글러브에서 공을 꺼내는 순간에 제대로 쥐지(그립) 못한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실책을 범한 뒤 김혜성은 크게 낙담한 듯 아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래도 마운드에 서 있던 스넬은 평정심을 유지했다. 화이트에게 2루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후속 마테오를 루킹 삼진 처리하며 스스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김혜성은 타격에서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3회말 첫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서 4구째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5회말에는 1사 1루 상황에서 3구째를 공략, 유격수 앞 땅볼에 그쳤다.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냈지만, 후속 프리랜드의 병살타 때 2루에서 아웃됐다.
계속해서 다저스가 2-7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 2사 1루 상황에서 김혜성이 1루 방면으로 땅볼 타구를 날린 뒤 전력 질주를 펼쳤다. 이어 상대 투수가 커버를 들어왔고, 토스가 이어지면서 1루에서 대접전이 펼쳐졌다. 최초 판정은 세이프. 그러나 애틀랜타가 챌린지를 신청했고, 비디오 판독 결과 김혜성의 발보다 투수의 발이 베이스를 밟는 게 더 빨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아웃으로 번복됐다. 결국 경기는 다저스의 2-7 패배로 마무리됐다.
어깨 부상을 털고 올 시즌 첫 등판을 했던 스넬은 3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패전 투수가 됐다. 반면 애틀랜타 선발 스트라이더는 6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패배로 다저스는 시즌 전적 24승 15패를 마크했다. 순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다만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3승 16패)에 1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반면 애틀랜타는 연패를 '2'에서 끊고 27승 13패르 기록했다. 순위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다.
한편 이날 애틀랜타 선수단은 남다른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팀의 황금기를 이끌며 14시즌 연속 지구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던 '명장' 보비 콕스 전 감독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틀랜타 선수단은 고인의 영전에 의미 있는 승리를 바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