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가 구창모를 안 믿으면 누굴 믿겠습니까."
이호준(50) NC 다이노스 감독은 구창모(29)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나타냈다. 그러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커리어 최악의 투구를 펼치며 고개를 숙였다.
구창모는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동안 78구를 던져 10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9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NC에서 데뷔한 뒤 2018년 7월 4일 LG 트윈스전 3⅔이닝 만에 10피안타(2피홈런) 2볼넷 9실점을 한 뒤 커리어 최다 타이인 9실점 경기를 펼쳤다. 1이닝이나 적게 던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커리어 최악의 피칭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부상과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 등으로 인해 지난해 복귀해 가능성을 보였던 구창모는 올 시즌 건강하게 돌아왔다. '건창모(건강한 구창모)'는 걱정할 게 없다는 게 중론이었고 실제로 에이스의 역할을 했다. 4월까지 6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2.88로 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지난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⅓이닝 6실점하며 주춤했다. 다행스럽게도 1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올 시즌 최다인 7이닝 동안 107구를 던져 1실점하고 1승을 추가했다.
4연패에 빠지며 최하위로 내려앉은 NC 입장에선 반드시 잡고 가야 하는 경기였다. 이호준 감독은 "비가 오면서 하루를 더 쉬었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며 "던지고 나서 약간이라도 문제가 있었으면 또 관리를 했을텐데 전혀 그런 게 없었고 회복도 정상적으로 잘 됐다. 이젠 투구수나 이닝에 대한 제한은 없어도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믿음은) 변함이 없다. 우리 팀 1선발이다. (구)창모를 안 믿으면 저희가 누굴 믿겠나. 그 정도 능력이 되는 선수이고 그래서 어떤 선수든 조금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모가 삼성전에 점수를 줬다고 해서 불안해하거나 믿음이 없어졌다든가 그런 건 전혀 없다. 우리가 믿는 최고의 선수 아니겠나. 항상 창모가 나가는 날에는 이긴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그런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불안해하지도, 의심하지도 않는다"고 강한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은 초반부터 불안했다. 1회말 최원준을 시작으로 1사에서 김현수, 2사에서 김민혁에게 연이어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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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이 2회초 1-1 동점을 만들어줬으나 2회말 허경민과 한승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권동진의 희생번트, 최원준의 내야안타 때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3회를 넘기지 못했다. 샘 힐리어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작했지만 이후 김민혁에게 안타, 장성우에게 볼넷을 내줬고 허경민에겐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유격수 권동진의 실책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한순간에 넘어갔다.
1-4까지 점수 차가 벌어진 1사 1,3루에서 권동진에게 다시 적시타를 맞고 1실점, 최원준의 내야 안타, 이후 김상수에겐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밀어내기로 1실점, 이어 폭투를 범하며 또 1실점, 김현수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고도 한 점을 더 내줬다.
결국 공을 손주환에게 넘기고 강판됐는데 힐리어드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9번째 실점까지 기록됐다. 이어 김민혁에게도 안타를 맞고 10번째 실점을 한 뒤에야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이날 구창모의 직구 최고 시속은 144㎞에 그쳤다. 한 가운데로 몰릴 정도로 제구가 되지 않는 공은 없었다. 그럼에도 이날 구창모의 공을 한 바퀴를 돈 KT 타선은 쉽게 공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