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도 홍명보호를 돕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과달라하라를 강타한 무시무시한 폭우를 피해 가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현지 기상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본 기자가 지난 6일(현지시간) 과달라하라에 도착한 이후, 이곳은 매일 대략 오후 8시부터 시작해 약 2시간가량 쏟아지는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홍명보호의 체코전 경기가 열렸던 11일 오후 8시 역시 애초 기상 예보로는 낙뢰를 동반한 대형 폭우가 예정되어 있어 수중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
경기 시작 직전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변덕스러운 날씨가 우려됐지만, 다행히 홍명보호는 맑은 하늘 아래서 체코를 상대했다. 위력적인 세트피스에 끝내 한 골을 실점하며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고지대와 과달라하라 특유의 날씨에 완벽 적응한 한국은 뒷심을 발휘해 짜릿한 역전승과 함께 월드컵 첫 경기 승점 3을 챙겼다.
폭우의 위력은 체코전 다음 날인 12일 저녁 증명됐다. 본 기자는 숙소 인근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음식점에 그대로 갇히는 신세가 됐다. 현장에서 만난 한 멕시코 현지인이 "여기서 시간을 더 끌다가는 물이 더 불어나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해 곧바로 거리로 나섰는데, 빗물이 이미 종아리 직전까지 차올라 걷기조차 버거웠다.

택시를 잡아타고 이동하는 과정은 더 험난했다.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지역은 이미 경찰차들이 도로를 전면 통제해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실제로 실시간 교통 어플리케이션 지도 화면에도 경찰이 도로를 막아서고 있는 것이 표시될 정도였다. 결국 취재진 숙소 주변이 완전히 침수 지역으로 변하는 바람에 택시가 더 이상 진입하지 못했고, 차량에서 내려 빗속을 뚫고 수백 미터를 뛰어간 뒤에야 겨우 복귀할 수 있었다.
이틀 연속 이어진 폭우 여파로 취재진이 머무는 숙소는 아예 정전이 되기까지 했다. 앞서 이창선 과달라하라 한인회장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원래 이 지역 일대가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비만 오면 침수가 잘 되는 취약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 정전과 침수 피해를 겪은 취재진 숙소는 현재 홍명보호 대표팀이 머물고 있는 숙소인 더 웨스틴 과달라하라와 불과 2km도 떨어지지 않은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자칫하면 대표팀 선수들 역시 컨디션 관리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을 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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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대표팀은 피해 없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안전이 보장된 숙소에서 컨디션 관리에 힘쓰며 다가올 일정을 대비하고 있다.
시내를 강타한 물폭탄 속에서도 완벽하게 보호받은 홍명보호는 흔들림 없이 다음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체코전 승리 다음 날 가벼운 회복 훈련으로 몸을 푼 뒤 그다음 날에는 선수단에 아예 완전한 휴식을 부여하며 현지 가족들과의 만남을 허용하는 등 멘탈 관리와 컨디션 조절에 집중했다.
체코전 승리로 32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홍명보호는 이제 최고조로 끓어오른 분위기 속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정조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