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경기 연속 홈런. 노시환(26·한화 이글스)의 커리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타올랐던 타선이 다소 주춤하고 있던 터에 불을 뿜고 있어 더욱 알토란 같은 활약이다. 그 활약엔 특별한 비결이 있었다.
노시환은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2-1로 앞서가던 6회초 날린 투런 홈런 포함 3안타 활약을 펼쳤다.
팀이 2-1로 앞서가던 6회말 2사 2루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가운데로 몰린 토마스 해치의 시속 149㎞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강하게 맞힌 타구는 SSG랜더스필드의 가장 깊숙한 중앙으로 뻗어가 비거리 125m의 투런 홈런이 됐다.
지난 23일부터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3연전에서 모두 홈런을 때려낸 노시환의 커리어 첫 4경기 연속 홈런이다. 3경기 연속 홈런은 4차례 있었으나 4경기 연속 아치를 그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느덧 시즌 14번째 홈런을 날리며 이 부문에서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화에선 강백호(18홈런), 페라자(16홈런)의 뒤를 쫓고 있다.
경기 후 노시환은 "커리어 처음인지는 몰랐는데 3경기 연속 치고 있다는 건 주위에서 계속 말해줘서 알고 있었다"며 "연속 홈런 기록은 크게 의미 없는 것 같고 그냥 오늘도 홈런을 친 게 기분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일단 끈질기게 승부하려고 했다. 1루가 비어 있었기 때문에 좋은 공은 안 온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풀카운트까지 잘 만들어서 실투를 오게 했고 잘 공략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시환은 "아무래도 홈런이 몇 개씩 나오다 보면 감이 오는 게 있다. 그래서 쭉 몰아칠 때가 있는데 지금 그 시기에 접어든 것 같다"며 "이 감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맨날 하던 대로 똑같이 하고 있다. 루틴을 매일 똑같이 하고 있다. 내일도 똑같이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4경기 노시환의 활약은 주로 경기 후반부에 집중됐다. 어쩌면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 지난 23일 경기 5회에 당한 삼진이 계기가 됐다. 2회에 타카다에게 홈런을 날렸으나 5회 삼진을 당한 게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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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환은 "처음에 너무 열 받았다. 경기 중에 조금이라도 감을 잡아야 되니까 5회에 케이지에 가서 방망이를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거기에 (최)재훈 선배님이 있었고 선배님 방망이로 쳤는데, 그날 끝내기 안타를 쳤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치른 3경기에서도 모두 5회가 되면 타격 훈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24일엔 7회에, 25일엔 6회에, 이날도 6회에 홈런이 나왔다. 놀라운 건 이 3경기 모두 앞선 타석에선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체구도, 타격 스타일도 달라 방망이의 무게도, 느낌도 완전히 다르지만 우연히 시작한 루틴은 노시환에게 행운의 부적이 됐다. 노시환은 "무조건 재훈 선배님 방망이로 쳐야 된다. 오늘도 원정을 왔는데 보통 원정엔 실내 연습장이 없는데 여긴 있다"며 "5회에 재훈 선배님이 방망이를 치고 계셔서 '안 되겠다 가야겠다'하고 또 가서 쳤는데 그 이후 타석에 바로 홈런을 쳤다. 그래서 소름이 돋았다. 내 배트와는 느낌이 아예 다르다. 그런데도 뭔가 연습을 하는데 기분이 좋더라. 선배님이 '네가 치니까 내가 안 맞는다. 네가 내 방망이 기운을 다 가져갔다'고 하시더라"고 웃었다.

그만큼 간절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시환은 2023년 31홈런 101타점으로 타격 2관왕에 오른 노시환은 2024년 24홈런으로 주춤했으나 지난해 32홈런 101타점으로 반등했고 시즌을 앞두고 11년 307억원이라는 KBO 역사상 최고액 대우를 받고 비FA 다년계약으로 팀에 잔류했다. 노시환과 강백호(4년 100억원)에게 너무 큰 돈을 쓴 탓에 불펜 필승조들의 이탈을 막을 수 없었기에 더욱 어깨가 무거웠지만 시즌 초반 부침이 심했다.
4월까진 1할대 타율에 허덕였고 5월 들어 타율 0.317 7홈런 25타점으로 완벽히 반등한 듯 했으나 6월 다시 하락세를 그렸다. 타율은 0.243, 2홈런에 그쳤다.
더구나 시즌 중반까지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요나단 페라자, 문현빈, 강백호의 기세가 다소 꺾인 상황이라 최근 노시환의 반등이 더욱 반갑다.
노시환 또한 "제가 느끼기에도 최근에 조금 타격감이 올라온 것 같다. 이제 투수와 싸움이 된다. 일단 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고 있다. 볼은 걸러내고 유리한 카운트에 실투가 왔을 때 놓치지 않다 보니까 이렇게 홈런이 나오고 있는데 이걸 길게 잘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거는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초반에 타자들이 잘 쳐줄 때 제가 못 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다. 지금 팀이 힘들 때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며 "다 같이 사이클이 올라오면 충분히 치고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팀이) 잘 쳤고 내일부터 다시 다이너마스 타선이 시작될 것 같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