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우의 수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홍명보호는 실낱 같은 희망이 살아난다면 전에 없던 투혼을 불사를 계획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한국은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고 32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상 0-1)에 연달아 패하며 조 3위로 추락했다.
이번 대회는 48개국이 참가해 각 조 1위와 2위가 32강으로 직행하고, 3위 팀 중 8위 안에 들면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하다. 다만 한국은 단 3개 조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한국이 32강 막차를 타기 위해서는 남은 L, K, J조의 시나리오 중 최소 두 개의 경우의 수만 충족해도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하다. 해당 조건이 충족되려면 L조에서 가나가 크로아티아를 꺾어야 하고, 우즈베키스탄이 K조에서 콩고를 이겨야 하는 등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어야 한다.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미드필더 김진규(전북 현대)는 "첫 월드컵인데 유리한 상황과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며 "특히 충분히 승점을 딸 수 있었던 2차전 멕시코전이 가장 아쉽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팬들조차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무기력했던 남아공과의 3차전 졸전에 대해서는 경기 중 통제하기 힘든 심리적 압박과 실수가 원인이었다고 짚었다. 김진규는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는 게 경기"라며 "생각지도 못한 실수를 통해 역습을 맞고 그러다 보면 경험이 많아도 경기 중에 심리적으로 컨트롤하는 게 쉽지 않다. 사소한 실수도 무더운 날씨 속에서 경기하다 보니 여러 부분에서 힘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3차전 패배 직후 라커룸 분위기에 대해서는 "많은 말을 나누기보다 정말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원하지 않았던 상황이 일어났기에 누구 하나 쉽게 말을 하지 못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다른 팀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라고 했다.
김진규는 생애 첫 월드컵 무대가 주는 특별한 중압감과 책임감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그는 "첫 번째 경기 상황에서 사람들을 보니 이제야 실감이 나더라. 지금까지 축구를 해왔던 것들도 생각이 났다"며 "정말 이 무대는 특별하구나 하는 생각과 감정을 느꼈다. 첫 월드컵이 잘 치러졌으면 좋았을 텐데 팬들에게 죄송하고 아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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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도중인 만큼 당장 어떤 성장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경험이 향후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믿음도 덧붙였다. 그는 "아직은 대회 중이라 어떤 게 성장했다고 느끼진 못하겠다"면서도 "대회가 끝나고 소속팀에 돌아가서 경기를 하다 보면, 이런 큰 대회를 치른 덕분에 축구를 보는 눈 같은 게 한 단계 올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참혹한 패배 이후 홍명보 감독이 선수단에 건넨 메시지도 전했다. 김진규는 "감독님께서 결과는 당신 책임이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우리가 이제 할 수 있는 게 지켜보는 수밖에 없으니 훈련 잘하고, 남은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도록 기다려보자고 간단하게 얘기해 주셨다"고 밝혔다.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은 크게 폭락했지만, 기적적으로 토너먼트행 막차를 타게 된다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정신무장으로 피치에 서겠다는 각오다. 김진규는 "조별리그 세 경기는 월드컵 전부터 보장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32강전은 집에 갈 수도 있고 계속할 수도 있는 벼랑 끝 같은 경기"라며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가리 박고 미친놈처럼 뛸 것이다. 3차전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다시는 안 보이게끔 준비할 것이며, 정신력을 다시 되돌아보고 훈련 때부터 잘하겠다"고 독기를 품었다.
현재 선수단은 오직 타국의 선처만을 간절히 바라며 피 말리는 대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진규는 선수단의 현재 분위기에 대해 "다 같이 경기를 보진 않는다. 식사 때는 같이 보고 있지만, 그 외에는 각자 친한 사람끼리 모여서 보고 그러는 것 같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다른 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