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렌지 군단을 이끌던 로날드 쿠만(63)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기 탈락의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네덜란드축구협회(KNVB)는 1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쿠만 감독의 사임 소식을 전격 발표했다. KNVB는 "쿠만 감독이 만료를 앞둔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전했다.
나이젤 더 용 KNVB 엘리트축구 디렉터는 "쿠만 감독은 지난 몇 년 동안 완전한 확신을 갖고 헌신했다. KNVB를 대표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네덜란드는 전날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모로코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혈투 끝에 2-3으로 패하며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난 월드컵 단판 승부 첫 경기에서 짐을 싼 것이다. 역대 11차례 월드컵 무대에서 네덜란드는 단 한 번도 16강 진출에 실패한 적 없었다.
쿠만 감독의 전술은 도마 위에 올랐다. 조별리그 첫 경기 일본전에서 두 번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2 무승부를 거두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스웨덴(5-1 승)과 튀니지(3-1 승)를 연파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토너먼트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모로코와의 32강전에서도 선제골을 넣고도 지나치게 수비적인 운영으로 일관하다 동점골을 내줬고, 끝내 승부차기 패배라는 씁쓸한 결말을 맞았다.

쿠만 감독은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 모두 월드컵에서 역사를 만들겠다고 꿈꿨지만 그렇게 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감독으로서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고개 숙였다.
이번 사퇴의 배경에 '가족'이 있음을 내비쳤다. 쿠만 감독은 "아내와 아이들, 손주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한다. 지금 이 순간 그것이 옳고 자연스러운 결정"이라며 "특히 유방암 투병 중에도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지해 준 아내 바르티나에게 고맙다. 사랑하는 사람이 힘겨운 싸움을 할 때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건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털어놨다.
쿠만 감독은 선수 시절 A매치 78경기에 출전하며 네덜란드의 유로 1988 우승을 이끈 레전드다. 지도자 변신 후 그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네덜란드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 2023년 1월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유로 2024 4강 진출 등의 성과를 냈지만 두 번째 임기는 3년여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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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VB는 다가오는 9월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를 대비해 신임 감독 선임 작업에 즉각 돌입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