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청탁 논란 속에서 퇴장 징계가 유예된 미국의 간판 공격수가 선발 출격했지만, 그마저도 소용없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 취소 결정에 항의한 벨기에축구협회의 이의 제기를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3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퇴장당했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 관료, 미국축구협회 및 대규모 법률팀이 개입한 끝에 7일 시애틀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16강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고 짚었다.
논란 속에서도 이번 대회 3골을 기록 중이던 발로건은 벨기에전 선발 출전을 강행했지만, 팀의 완패를 막지 못했다. 미국은 홈 관중이 가득 찬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에서 1-4 대패를 당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북중미월드컵 3개국(미국·멕시코·캐나다)은 모두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경기 전부터 잡음이 이어졌다. 벨기에축구협회(RBFA)는 발로건의 출전 자격에 대해 "다음 경기에 발로건이 출전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공식적으로 항의했지만, FIFA 소청위원회는 벨기에의 요청을 기각 처리했다.
이에 대해 '디 애슬레틱'은 "FIFA가 성명을 통해 '벨기에협회는 해당 징계 절차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이번 결정에 항의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고 알렸다.
벨기에축구협회는 FIFA의 기각 결정을 수용하면서도 강력한 유감과 함께 추가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협회는 "현재까지 FIFA로부터 이번 결정의 구체적인 근거를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절차 시작부터 요청했던 판정 번복 결정문 사본과 심판 보고서조차 받지 못했다"며 "이는 FIFA 규정 위반이다. 미국협회 측에 발로건이 심판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경우 출전 자격에 대해 계속해서 다툴 것이라 통보했다. 모든 추가 조치의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월드컵 대회의 공정성 논란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발로건은 보스니아전 전반에 타릭 무하레모비치의 발목을 밟아 비디오 판독(VAR) 끝에 레드카드를 받았지만, FIFA는 규정 제27조를 근거로 징계를 1년간 유예한다고 전격 발표해 축구계에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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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ESPN' 등의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징계 재검토를 요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공식 채널을 통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거대한 불의를 바로잡아 준 FIFA에 감사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루디 가르시아 벨기에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이번 결정은 월드컵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벨기에협회는 단순히 자국팀만을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축구 전반의 무결성과 윤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이라며 "나는 감독으로서 경기에 집중할 뿐이며 미국 선발 라인업에 누가 들어오든 상관없이 승리해 8강에 가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독설을 날렸다.
반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감독은 "벨기에와 가르시아 감독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논란을 키우려는 의도가 섞여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일로 피해를 본 쪽이 있다면 오히려 미국이다.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30~35분 동안 10명으로 싸운 것 자체가 이미 처벌이었다. 미국은 특별한 이득을 취한 빌런은 아니다"라고 FIFA의 결정을 옹호했다.
한편 이번 조치에 대해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은 "이제 데클란 라이스나 마이클 올리세의 옐로카드도 번복해달라고 끝없이 논쟁할 수 있게 됐다. 이 흐름이 대체 어디서 끝날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