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KBO리그 전반기에 가장 뜨거웠던 타자로 KT 위즈 최원준(29)을 빼놓을 수 없다.
프로 11년차를 맞은 최원준은 올 시즌 타율(0.363)과 출루율 1위(0.441), 안타 2위(116개), 득점 4위(68개)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016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지명된 최원준은 그동안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율을 한 번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4년 48억원에 NC 다이노스에서 KT로 이적한 뒤 타격 재능을 만개하고 있다.
전반기 최종전이 열린 지난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최원준을 만났다. 그의 현재와 과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3회로 나눠 연재한다.

- 스스로 생각하는 올 시즌 활약의 비결은 무엇입니까.
▶ 일단 FA를 하면서 마음이 좀더 성숙해진 것 같고, 환경적으로 영향이 많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 KT라는 팀에 온 것이 도움이 됐다는 뜻인가요.
▶ 제가 작년에 가장 못했음(126경기 타율 0.242)에도 KT가 저를 필요로 하고 가치를 인정해줬다는 점이 큰 힘이 됐습니다. 또 이강철(60·KT) 감독님께서 스프링캠프 때부터 저를 1번타자로 고정시켜 주시고 빼지 않으실 거라는 믿음을 주셔서 심적으로 쫓기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 기술적인 변화는 없었나요.
▶ KT에 오면서 유한준, 김강 코치님이 제가 하는 것을 많이 인정해 주시고 부족한 점은 채워주셔서 좋은 메커니즘을 갖추는 계기가 됐습니다. 아무래도 전에는 결과를 내야 된다는 강박이 강했는데, 이런 환경이 주어지다 보니 투수와 싸움에서 쫓기는 부분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 FA 이적이라 마음가짐도 달랐을 것 같은데요.
▶ 솔직히 얘기하면 그냥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동안은 환경에 졌지만 그게 다가 아닌 선수라는 걸, 그리고 저에 대한 믿음이나 꾸준한 기용이 있으면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게 가장 독하게 준비했던 이유였던 것 같아요.
- 지난해 FA 선언 뒤 최종적으로 KT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앞서 얘기했지만 KT가 가장 제 가치를 인정해 주고 필요로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처가가 수원에 있다는 것도 영향이 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강철 감독님은 예전에 대표팀(2017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갔을 때 코치님으로 잠깐 함께 한 적이 있는데 언젠가는 한 번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 그래서 와 보니 KT는 어떤 팀이던가요.
▶ 좋은 선배들이 계셔서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 가고, 코칭스태프도 편하게 잘 해주셔서 좋습니다.
독자들의 PICK!
- 새 팀에 적응하는 데 특별히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요.
▶ 많은 형들이 반갑게 맞아줘 너무 좋았는데, 특히 권동진(28) 선수가 저보다 동생인데도 옆에서 도움을 많이 줬습니다.


- 그동안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편이었는데 이유가 뭐였던 것 같나요.
▶ 솔직히 자꾸 '멘탈, 멘탈'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사실 환경적으로 가만히 제 야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코칭스태프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타격 폼도 제 의지와 다르게 여러 번 바꿨고요. 그래도 맷 윌리엄스(61·전 KIA·2020~2021년) 감독님이 오시자마자 '왜 너는 코치와 감독이 원하는 야구를 하고 있느냐. 이렇게 갖고 있는 게 좋은데. 너를 쓰고 안 쓰고는 내가 결정할 테니 그냥 너의 야구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그때부터 제가 보기에 눈을 좀 떴던 것 같습니다.(최원준은 윌리엄스 감독 시절인 2020년 규정타석 미달이지만 타율 0.326를 올렸고, 2021년에는 타율 0.295에 174안타를 기록했다.)
- 그러다 지난해 7월 KIA에서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가 됐는데요. 그때 심정은 어땠습니까.
▶ 10년 동안 광주에 있으면서 많은 사랑과 기대를 받았는데 그것에 비해 너무 실망만 안겨드린 것 같다는 생각들이 지나가더라고요. 그러면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큰 기대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지만 잘 풀리지 않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환경에 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을 받았다면 스카우트분들이 공통적으로 높게 보는 선수인 거잖아요. 그만큼 스스로 뭔가 특출난 게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능력을 믿고 주변에 휘둘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게 좀 어려웠거든요. 흔들리지 않고 자기 것을 잘 유지한다면 꼭 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원준 HOT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