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이 "피해자가 경찰 가족의 딸이었다면 지금 같은 수사가 이뤄졌겠느냐"며 경찰의 부실수사와 은폐 의혹을 강하게 비판했다.
고(故) 이채원 학생 추모모임과 유족은 13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린 장윤기(23) 살인사건 두 번째 공판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양의 어머니는 "채원이가 마지막으로 입었던 옷은 부모 동의도 없이 폐기됐고 운동화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한다"며 "유품조차 이렇게 취급하는데 지금까지 밝혀진 것이 과연 진실인지, 얼마나 많은 사실이 숨겨져 있는지 두렵다"고 했다.
이어 "연일 경찰의 부실수사와 은폐 의혹이 보도되고 있지만 기사 한 줄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며 "법이 어떻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만 따질 뿐 정작 아이의 억울함은 누가 밝혀주느냐"고 호소했다.
경찰을 향해서는 "왜 우리 아이의 억울함보다 조직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했느냐"며 "만약 피해자가 경찰 가족의 딸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수사가 이뤄졌겠느냐"고 반문했다.
재판부를 향해서도 "가해자에게 법이 허용하는 가장 무거운 형벌을 선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장윤기는 법정에서 성폭행 목적으로 접근했다가 저항하자 살해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첫 재판에서는 의견 표명을 보류했던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사건 발생 이후 두 달 넘게 줄곧 성범죄 목적 범행을 부인해왔던 입장을 처음 번복했다.
장윤기는 지난 5월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강간 목적으로 고등학생 이채원 양(16)을 흉기로 살해했다. 또 채원양을 도우려 달려온 남자 고등학생(16)을 살해하기 위해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장윤기가 강간 목적 살인을 인정한만큼, 검찰은 사건 발생 당일 촬영된 훼손된 리얼돌과 결박용 케이블 타이, 블랙박스 등 증거자료와 피고인 신문을 통해 장윤기 혐의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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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검·경은 당시 광주 광산서 수사팀이 리얼돌, 케이블 타이 등 성범죄 목적 살해를 입증할 증거를 누락 또는 인멸하고, 장윤기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관 장 경감에게 수사 동향을 누설한 의혹을 동시 수사하고 있다.